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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개편 바람 타고 부산한 야당가|자천-타천 후보들 바늘구멍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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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야당가에 당직개편 바람이 임박했다. 국민당은 내주에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고 민한당 역시 9일 전당대회에 이어 개편이 있을 예정. 이 바람에 상도동 유치송 민한당 총재와 홍제동 김종철 국민당총재 자택에는 이른 아침부터 손님이 부쩍 늘었고 당사와 야당의원사무실에는 삼삼오오 모여 개편 향방을 점치는 쑥덕공론이 한창이다.

<당3역이 "노른자위">
유 총재의 유임이 확정된 민한당의 개편대상 당직은 ◁부총재 2명 ◁국회부의장 ◁당6역 ◁전당대회의장 ◁중앙상위의장 ◁무임 소 당무 위원 13명 등 당무 위원 급 이상 24자리를 비롯해 ◁대변인 ◁자문회의의장 ◁원내 부 총무 5 ◁중앙당 사무차장 2 ◁전당대회부의장 2 ◁중앙상위부의장 2 ◁정책심의회부의장 2 ◁정책연구실장 ◁정책위산하 분과위원장 10 ◁중앙당사무처국장 8 ◁당보주간 ◁편집국장 ◁부대변인 ◁정치훈련원부원장 ◁당기 위 부위원장 ◁인권옹호 위 부위원장 ◁재정위원장 ◁재정 위 부위원장 2명 등 70여 자리.
여기에 신설될 것으로 보이는 당고문과 13개 국회상임위간 사직까지 포함시키면 81명의 소속 의원에 거의 한자리씩은 돌아가는 숫자다.
그러나 주로 관심이 되고있는 것은 부총재 국회부의장 당6역 당무위원 등 26개 주요당직이고 그 중에도 특히 노른자위는 국회부의장과 당 3역.
현재 부총재나 국회부의장의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사는 유옥우 이태구 김은하 오홍석 김판술 신상우 고재청 의원 등.
당헌상 부총재 수는 「약간명」이 아닌 「2명」으로 못 박혀있기 때문에 2대1이상의 경합이다.
7명의 후보자를 보다 압축하면 부총재에는 유·이 현부총재와 김 부의장·신 전 사무총장 등 4명. 이중 신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부총재도 좋고 부의장도 괜찮다는 입장이어서 오히려 부의장 쪽 경합이 치열한 편이다.
지난번 지구당개편대회 과정을 통해 유 총재에게 졌던 빚(전국구1번)을 다 갚았다고 할 정도로 총재를 많이 도운 유부총재는 유임 또는 부의장직을 희망하고 있고 신 전 총장은 총재 경선 포기에 대한 「보상」(?)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 때문에 부총재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원내총무 설도 나온다.
야당출신 국회부의장은 6대 국회이래 연임된 적이 없다는 전례 때문에 김 부의장의 퇴진은 비교적 확실시되는 편.
이번에 유 총재가 재 추대됐기 때문에 부의장이라고 반드시 교체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없지는 않다.
고재청 의원의 경우는 27명이라는 당내 「호남세」의 대표주자로 부의장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정내혁 국회의장과 같은 선거구라는 점에서 미묘한 입장이다.
정 의장이 유임되면 같은 선거구에서 정·부의장을 다할 수는 없다는 논리가 나올 것이므로 그럴 경우 사무총장이나 정책심의회의장설도 거론되고있다.

<당무위원은 3자리뿐>
총재단과 부의장을 제외한 기타 당직은 우선 연무 위원에 임명돼야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당무위원 인선이 첫 관심사.
당헌상 25명 이하로 되어있는 당무위원에는 총재·부총재·전당대회의장·중앙상위의장· 국회부의장 등 자동직 6명을 제외한 18명이 임명직인데 현재 6역과 신상우·고재청·김승목·정규혜·이진연·김원기·허경만·손세일·황산성·최운지씨 등 현 당무위원들을 제외하면 공석은 3명뿐이다.
그러나 이 3자리의 희망자는 재선의 조중연·유용근 의원과 대변인을 내놓게 될 김진배 의원, 재정위원장으로 기여해 온 신재휴 의원 및 기타 기선의 몇몇 의원이 거론되고 있어 바늘구멍만큼이나 어려운 실정. 그렇다고 유 총재로서는 현 당무위원 중 어느 누구도 탈락시키기가 어려운 형편이어서 굳이 원칙을 세운다면 초선이나 원외인사가 탈락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현재의 유한열 사무총장·임종기 총무·김현규 정책심의회의장 등 당3역은 임명 된지 1년도 채 안 된다는 점에서 유임론도 있지만 부총재·부의장 후보 중 2∼3명이 당고문으로 추대되지 않는 한 교체가 불가피 하리란 관측이다.
또 3선 의원으로 유일하게 당직을 맡은 일이 없는 김승목 의원의 경우 이번에는 당3역 이상의 어느 자리(전당대회의장이나 중앙상위의장 등)라도 돌아가게 되리라는 추측이 많다.

<사람 치우기 작전이냐>
당장 내주에 개편이 단행될 국민당사정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몇 자리 안 되는 당직에다 25명의 단출한 의석이지만 인선결과에 따라서는 한바탕 소란이 있을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대체로 ◁능력 ◁서열 ◁지역안배 ◁당에 대한 공헌도 등이 당직인선의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재선의원들이 서열을 앞세우면 초선의원들은 『한1년 배지 더 단것을 가지고 무슨 서열이냐』고 반발하고 지역구 우선을 내세우면 전국구 측에서『이 마당에 무슨 지역구고 전국구냐』고 튀는 실정.
총재 쪽에선 이번 당직개편을 계기로 리더십을 확립하겠다고 벼르지만 『대의명분에 어긋날 땐 가만있지 않겠다』는 압력도 만만치 않다.
원하지도 않은 조정구 의원에게 결국 떨어진 전당대회의장직을 처음에 종용받은 이성수 의원(총무희망·재선)이 『사람 치우기 작전이 아니냐』고 이를 뿌리친 것도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대립의 한 실례다.
김종철 총재자신은 아직 구체적인 개편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지만 우선 당헌상 약간 명으로 돼있는 부 총재직은 현 이만섭·윤석민 두 부총재 가운데 이 부총재는 유임이 확실시되고 있는 반면 윤 부총재는 이종성 의원과 조정이 필요한 형국.

<인선기준마련이 난제>
김 총재로서는 전당대회의장을 지낸 이종성 의원을 무관으로 남겨둘 수도, 그렇다고 해서 그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던 윤 부총재도 대접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여서 부총재자리가 하나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당직개편의 핵인 당3역은 원내총무에 김종하·이성수 의원, 사무총장에 김영광·조병봉 의원, 정책위의장에 이성수·이성일 의원 등으로 압축되고있는 반면 현 이동진 총무와 신철균 사무총장, 조일제 정책위의장 중 한두 사람의 유임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이중 조병봉 의원이 총재비서실장으로, 이성일 의원이 현직대변인으로 총재 계로 꼽히고 있고 이성수 의원은 경북이라는 지연 때문에 이만섭 부총재 계로 분류된다.
나머지 김영광·김종하 의원은 중도를 자처.
당의 최고기구인 당무회의는 20명 이내로 돼있어 소속의원 상당수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별 경합이 없는 셈이며 한갑수·이호종씨 등 일부 원외당무위원들은 당 활동을 거의 않고 있어 당무위원 여유는 많다. <고흥길·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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