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부터 수능영어 절대평가 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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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정시 합격 전략을 위한 진학 설명회가 열린 지난 7일 서울 한양대 올림픽 체육관.[중앙 DB]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시행된다. 표준점수ㆍ백분위가 함께 제공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등급만 산출된다. 영어의 절대평가 전환으로 상대적으로 수학과 국어 등 다른 과목의 입시 부담이 커지는 '풍선 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25일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영역에 절대평가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현 수능은 상대평가로 성적 백분위에 따라 1등급(상위 4% 이내), 2등급(4~11%) 등 9개 등급이 부여된다. 높은 점수를 받아도 수능이 쉬워 고득점자가 많으면 등급이 떨어진다. 그러나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성적 백분위에 관계 없이 일정 점수 이상이면 등급이 부여된다. 예를 들어 같은 90점이라도 상대평가에선 백분위에 따라 1등급이 될 수도 있고 2등급 이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평가에선 모두 1등급을 받는 방식이다. 다만 등급 산정 방식을 현재의 9등급제를 유지할지 4~5등급제로 줄일지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 결정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문제풀이 위주의 영어 교육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말하기·듣기 학습을 강조하면서 의사소통 능력 배양에 영어 교육의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 전환이 확정되면서 학교 현장에선 입시 부담이 수학과 국어 등 다른 과목으로 쏠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학들은 입시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영어논술이나 영어면접 같은 대학별 시험의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김도완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대학들이 영어논술·면접 등을 할 경우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사업’ 등 재정 지원과 연계하고, 학생부 중심 전형을 발굴·확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국어 수학 등 다른 과목도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학교교육 통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해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쉬운 수능' 기조는 계속될 거란 의미다.

한국사에 이어 영어의 절대평가 도입이 확정되면서 수능 자체가 장기적으로 자격고사로 바뀔 거란 가능성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개선위원회에서 장기적으로 논의하는 개편 방안에는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와 수학 등도 영어처럼 절대평가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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