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동인활동 활발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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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들어 우리문단에는 동인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시동인들의 움직임은 눈에 띌정도여서 그들의 문학이 지향하는바는 70년대의 문학유산을 이해·정리하고 새로운 한국문학을 전개하는 가장 큰 흐름으로 주목되고 있다. 시동인들이 벌이고 있는 동인운동은 소집단운동으로서 80년대라는 현실의 참다운 모습을 발견하고 문학을 통해 현실생활에 깊이 몸담음으로써 새로운 삶을 부상시키려는 노력이며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것이다.
지금 활발하게 움직이고있는 시동인으로는 「반시」 「목요시」 「시와 경제」 「5월시」「자유시」 「열린시」 「시운동」등이 꼽고있다. 이들은 거의가 20∼30대의 젊은 층을 동인으로 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현씨는 이같은 다양한 동인활동을『그들의 문학에 대한 고민과 모색을 반영하는것』이라고 보았다. 『60년대에도 다양한 동인활동이 있었다』고 든 김씨는 『이들이 차츰 자기들 사이의 대화의 필요성을 모색하게 될것이며 자기들 활동을 양성화·활성화하기위해 좀더 넓은 광장을 필요로 하게 될것』 이라고 보았다.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이 각각 60년대말부터 이러한 넓은 광장의 역할을 했다고 말하는 김씨는 지금 30대초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있는「우리세대의 문학」이 그같은 시도의 하나로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들이 지향하는 문학이 70년대의 문학을 깊이이해하고 포용한 선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즉 70년대의 문학을 순수·참여의 도식에서 보지않고 그것이 다같이 현실에대한 치열한 접근이었음을 인식하고 그것을 뛰어넘으려 한다는 것. 지금 시동인들은 이를 위한 모색의 단계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그들의 손에 의해 새로운 문학의 태동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평론가 정다비씨는 「우리세대의 문학」 제2집의 「소집단운동의 양상과 의미」 라는 글에서 『순수· 참여의 대립은 이제는 더이상 한국문학의 핵심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그릇된 인식』 이라고 밝히고『양자는 「현실에의 몸담음」과「현실에의 반성」 으로 상호보완적이다』 고 강조했다.
그는 「현실에의 몸담음」은 현실의 그릇된 모습을 현실속에서 깨뜨리고 현실의 억압요소를 올바른 삶의 요소로 일깨우며 그요소와 함께 새로운 삶을 건설하기 의하여 참여하는 것이며「현실에의 반성」은 민중에의 몸담음도 중요하지만 거대한 제도에 의해 강요되는 거짓과 거짓을 강요하는 제도에 대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작업이 있어야하며 그것은, 개인의 구체적 체험에서 나온다는 주장이라고 보고있다.
정씨는 지금의 시동인들이 이러한 사실의 인식위에서 문학을 하고있다고 말한다.
정씨는 그들이 현실의 체험, 자기가 속해있는 집단의체험, 한국땅의 역사적·사회적 체험속에서 문학을 배태시키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려하고 있으며 더이상 보편적 이데아로서의 문학성을 찾지않는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러면 최근의 시동인들은각각 어떠한 문학적 태도를 지니고 있는가.
정씨는 「반시」와 「목요시」는 현실의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고 찢겨진 상태라 하더라도그 현실속에 남아 현실을 끌어안고 「시대의 구원을 위한 기도」로서 시가 있어야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그들은 서민의 생활감정을 일깨워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현실의 고통을 넘어서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내는 실제적 방법의 모색에는 이르지못했다고 지적했다.
「시와 경제」 「5월시」는 삶의 고통에 끈질기게 집착하며 현실에 대한 부정이 두드러진다. 그들은 그리나 삶은 살아가야하며 또 삶을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민중에게 지식인의 반성이 어우러진 접근을 하겠다는 생각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고 보았다.「자유시」 「열린시」 「시운동」은 앞에든 동인들이 억압받는 인간에 대한 애정, 민중에의 신뢰에서 출발한다면 그와는 달리 이사회속의 한개인으로서의 자신의 체험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 정씨의 분석. 개인의 자유를말한다는것은 그뒤에 사회전체의 모순·타락을 보여주고있는 것이다. 정씨는 이들의 작업이 자아의 고뇌로 끝나지않으려면 현실구조에 대한 총체적 비판과 질문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김씨가 전망하고 정씨가 분석한 이같은 다양한 시동인들은 70년대에 체계화된 한국문학의 큰, 두흐름의 구체적분화이고 실천적 확대로 평가받고있다. 그들은 70년대의지반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확고한 문학적 이념을 보여주고있으며 앞으로의 전개가 문단에서 「80년대의문학」의 방향제시로 주목받고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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