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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썰전] 〈59〉 비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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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면

비누가 달라봐야 얼마나 다르겠어, 비누가 비누지. 과연 그럴까요. 200년 가까운 전통의 프랑스 천연 수제 비누 브랜드와 127년 된 포르투갈 브랜드, 그리고 설립한 지 21년 된 미국 수제 비누 브랜드가 썰전 품평을 받겠다고 도전해왔습니다. 개당 1만원이 넘는 이 비누들이 제값을 하는 지 꼼꼼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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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포르토

영주 “클렌징 폼보다 더 촉촉”
소엽 “세안후 보습 살짝 떨어져”

영주=비누가 다 거기서 거기일 거란 편견이 사라졌다. 향은 풍성하고 거품이 정말 부드럽다. 클렌징 폼을 사용하면서 비누는 쓰지 않았는데 피부가 촉촉해져 깜짝 놀랐다. 적당히 통통해 사용감도 좋았다.

혜영=예쁜 포장만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쓰기 황송할 정도다. 천연비누 중 금방 녹아 없어지는 게 많은데 이건 단단한 편이다. 또 거품이 부드럽게 잘 이는 데다 평소보다 덜 헹궈도 뽀드득하게 잘 씻긴다. 당김도 덜하다.

수휘=거품을 내면 은은하게 풍기는 라일락향이 마음을 안정시킨다. 거품이 풍성한데 세정력은 가장 좋아 씻은 후 상쾌하다.

민희=얼굴과 몸을 비누 하나로 닦는 데 대해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번에 싹 사라졌다. 품평제품 모두 웬만한 클렌징 폼이나 바디클렌저 이상의 효과를 냈다. 평소 사용하는 비누 모양과 가장 가까워 거부감이 없고 보관도 편리하다. 그런데 욕실에 가만히 뒀는데도 왠지 용량이 줄어드는 것 같더라. 보습력도 조금 부족했다.

소엽=일단 향이 좋다. 또 웬만한 클렌징 폼보다 미세하고 풍부한 거품이 나와 정말 고급 미용비누 같다. 다른 품평제품에 비해 보습은 떨어지지만 포장이나 향이 워낙 좋아 선물용으로는 가장 적합할 것 같다.

형수=향이 좋아 깜짝 놀랐다. 비누가 아니라 버터 만지는 것처럼 촉촉하고 영양감이 있었다. 사용해보니 세안한다기보다 거품으로 마사지 받는 기분이었다. 세안 후 피부도 영양을 공급받은 듯 탱탱했다. 샤워할 때 써보니 온 몸에서 좋은 향이 뿜어져 기분이 좋았다. 굉장히 만족스러웠지만 고급을 넘어 사치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희=이렇게 고급스러운 비누 포장은 처음 봤다. 손으로 잡았을 때 쫀득한 느낌이 좋았다. 또 향이 좋은 데다 샤워 후 따로 바디미스트를 안 써도 좋을 만큼 잔향이 오래갔다.

클라우스 포르토 까르나바우

127년 역사의 포르투갈 천연 수제 비누. 100% 식물성 원료에 프랑스산 고급 향료를 사용. 모두 32가지 향이 있는데, 까르나바우는 허니서클(인동초)의 달콤한 향이 난다. 원료의 분쇄·압착 공정을 저온에서 7차례 반복해 쉽게 무르지 않는다. 전통적 생산방식을 고집하고 수작업으로 포장한다. 150g 1만8000원. 

프라이멀 엘리먼트

경희 “비누야? 작품이야?”
형수 “거품 금방 가라앉아”

경희=무엇보다 일단 예쁘다. 예술작품 수준이다. 모양과 색이 다른 여러 소재를 섞어서 정교한 벌 문양을 만들었다. 사용감도 좋다. 투명한 부분은 젤리처럼 물컹하고 불투명한 부분은 단단한데도 불편하지 않다. 거품은 부드럽고 세안 후에도 촉촉하다. 또 비누면서 방향제라 향이 좋다. 비닐을 뜯고 10분 뒤 욕실에 들어갔더니 좋은 향이 가득했다. 욕실 악취 제거에 효과적이다. 다만 좀 물러서 금방 써버릴 것 같다.

소엽=클라우드 포르토 거품은 생크림 같은데 프라이멀 엘리먼츠는 맥주 거품 같다. 세안후 얼굴 빛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화장도 잘 받는다. 샤워 후 일부러 바디로션을 안 발랐는데도 당기지 않았다.

영주=향이 진해 욕실 안 다른 비누 향은 안 느껴질 정도였다. 세안 뒤 촉촉해서 얼굴 당김도 덜하다.

형수=포장을 벗겨 욕실에 두니 아카시아꿀 쏟은 것처럼 진한 꿀향기가 진동했다. 써보니 우유로 세안한 것처럼 보들보들해졌다. 거품도 우유거품처럼 순하고 부드럽다. 다만 샤워할 때 거품이 금방 가라앉아 헤프다는 느낌은 들었다.

수휘=모자이크처럼 처리한 꿀벌이 귀엽다. 장식이 과해 세정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기우였다. 미끄덩거려 바닥에 자꾸 떨어뜨리는게 되서 조금 불편했다.

혜영=손에 놓고 살짝만 만져도 거품이 풍성하게 난다. 찾아보니 벌 모양 외에 귀여운 게 많더라 선물하고 싶다. 향은 강한 편인데 오히려 화장실에서 기분좋은 향이 퍼지니 일석이조다. 다른 사람은 세안 후 촉촉해서 좋다는데 나는 덜 씻긴 느낌이라 별로였다.

민희=보기에는 너무 넓적해 사용하기 불편할 것 같았는데 얇아서 그런지 그립감이 나쁘지 않았다. 거품도 풍성하게 나왔다. 디자인이 예쁘고 향이 강해 화장실에 장식용으로 둬도 좋다. 또 거품이 너무 빨리 씻겨서 피부 속까지 깨끗하게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라이멀 엘리먼트 버블바 허니비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한 수제 비누. 식물성 글리세린이 주 원료로,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해 피부 표면에 머금게 한다. 동물·곤충·음식 등의 모양을 공예품처럼 만들어 넣은 디자인이 특징. 허니비는 벌꿀이 2% 함유됐다. 180g 1만4000원.

랑팔라투르

민희 “사우나 한 듯 광나네”
수휘 “진한 올리브향 별로”

민희=처음 봤을 때는 너무 크고 색도 어두워 별로였다.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도 몰라 난감했다. 그런데 비누 윗부분을 손으로 살짝만 문질러도 풍성한 거품이 나와 오히려 사용하기 편했다. 세정력이나 촉촉함도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세안 후 피부가 탱탱해져 사우나 한 것처럼 얼굴이 반짝거렸다. 다만 향이 별로다.

형수=원래 세안하면 바로 에센스를 발라야 할 정도로 심하게 건조하다. 세안 후 맨얼굴로 그냥 뒀는데도 촉촉했다. 게다가 순한 아기 비누를 사용한 것처럼 자극이 없었다. 인위적인 향이 없어 오히려 신뢰가 갔다. 손에 들 필요없이 윗면을 살짝 문지르기만 해도 거품이 풍성하게 일어난다.

혜영=이렇게 큰 비누는 처음 봤다. 사용하는 재미는 있었지만 잘라서 사용했다. 비누를 여러번 얼굴을 비벼도 전혀 자극이 없었다. 추운 날 산에 다녀와서인지 다리에 불긋하게 올라온 게 있었는데 이 비누 사용 후 안정을 찾았다.

수휘=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을 만큼 깔끔하게 음각된 타이포그래피가 인상적이다. 세안 후 오랫동안 촉촉함을 유지한다. 다만 가죽 냄새로 착각할 만큼 진한 올리브 향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경희=정육면체의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면마다 비누의 역사와 성분을 알려주는 문자가 멋스럽게 새겨져 있어 고급스럽다. 올리브유 말고는 다른 향료가 안 들어가서인지 향은 별로다. 처음엔 생고무처럼 쌉쌀한 냄새가 나지만 물을 묻히니 사용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사우나한 것처럼 코와 이마에서 광이 난다.

영주=커서 좀 투박하지만 써보면 순하다. 물로 씻어내면 가장 개운한데, 뻑뻑하지 않고 매끈한 느낌이라 상쾌하다. 비누는 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특별한 향이 없어서 아쉽다.

소엽=거품이 잘 나고 세정력도 좋다. 다만 좋아하지 않는 향이다. 단단해 보이는데 막상 잘라보면 적당히 무르다.

랑팔라투르 마르세이유

186년 전통의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천연 수제 비누. 6대를 이어오며 전통적인 비누 제조방식을 고수해 오고 있다. 원료의 분쇄·압착 공정을 6번 반복해 단단하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올리브유로 만들고, 인공 향과 색소를 넣지 않았다. 용량은 150g(1만원), 300g(1만5000원), 600g(2만 5000원·사진) 세가지.

정리=안혜리 기자 섭외 및 진행=윤경희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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