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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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세계 10대 자동차 업체 가운데 7개사가 내년부터 하이브리드 승용차를 양산한다. 매년 급성장하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 체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 동안 하이브리드카 시판을 놓고 관망세를 보였던 자동차 업계 1위인 GM과 독일의 BMW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함께 하이브리드 카를 개발하는 양해각서를 8일 체결했다. 이들 업체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 내년 하반기 각사 차량에 달아 시판한다.

하이브리드카는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차로 정지할 때는 엔진이 꺼지고 힘이 필요할 때는 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구동한다. 연비가 일반 가솔린 차보다 30~40% 이상 좋고 배출가스는 30% 정도 적게 나온다. 세 회사는 전기 모터를 각각 앞뒤에 하나씩 달아 엔진과 함께 동력을 전달하는 '투 모드'방식을 채택했다.

미국 미시간주 트로이에 위치한 '하이브리드 센터'에서 개발한다. 세 회사 회장들은 12일 개막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하이브리드 공동 행사를 하기로 했다. 3사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일본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

현재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일본 업체인 도요타.혼다가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프라이드를 내년 말 시판한다. 현대차는 베르나 후속 모델에 프라이드와 같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달아 이르면 내년 말 양산할 계획이다. 2007년에는 쏘나타와 싼타페 후속 모델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다. 쌍용차도 2007년 디젤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을 계획이다.

메이저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카가 연비가 좋고 배출가스가 적어 친환경차라는 장점이 있지만 도요타.혼다보다 기술개발에서 뒤져 양산을 미뤄왔다. 그러나 올해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예상치보다 30% 이상 더 팔리자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닛산도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내년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세계 10대 자동차 업체 가운데 GM.도요타.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닛산.혼다.현대기아차 등 7개 업체가 하이브리드카를 시판한다. 업계에서는 2008년에는 하이브리드카가 전체 승용차 시장의 10%인 3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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