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치매 파트너 10만 명까지 늘릴 것"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지난 2012년 54만 1000명에 달한다. 진료비는 지난해 1조원을 넘겼다. 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 배가 주기는 17년으로 세계 평균(20년)보다 3년이 빠르다. 이 추세라면 10년 뒤 치매 인구는 1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치매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배경이다.

2012년 국내 치매의 예방•치료•관리를 위해 국립중앙치매센터가 설립됐다. 11개 광역치매센터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며 지역간 서비스 격차를 줄이면서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국가 치매 관련 사업을 총괄한다. 활동 범위는 온 오프라인을 넘나든다. 최근 국립중앙치매센터가 개발한 자가 치매진단 어플리케이션 ‘치매 체크’는 국내 권위를 자랑하는 앱 시상식인 '스마트 앱 어워드 코리아'에서 건강 의료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중심에 김기웅(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센터장이 있다. 김기웅 센터장에게 국가 치매관련 사업과 향후 치매 환자 관리 방안에 대해 들었다.

▲ 김기웅(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중앙치매센터장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치매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원인과 대책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많이 진행됐다. 치매는 진행성 질환으로, 나이와 연관성이 매우 높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65세 이상 노인 15%가 치매를 앓는다. 하지만 치매의 원인이 다양해 명확한 치료 방법은 현재로서 없다.
최선의 해결책은 예방과 초기 관리다. 증상악화를 지연시키는 약물치료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 초기 치매를 관리하면 5년 후 증상악화로 요양 시설에 입소하는 환자의 수가 10% 내외지만, 방치하면 80% 내외가 요양시설에 입소한다. 스스로 기억력이 나빠졌다고 느낄 정도면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아 치매조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국립중앙치매센터가 만든 ‘치매체크’ 앱이 화제다.
“만 60세 이상이면 전국 254개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 조기검진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고령자 치매 확률은 10%지만, 본인이 스스로 인식해 병원을 찾을 정도면 확률이 33%다. 먼저 스스로 문제가 있는지 가린 뒤 검진을 받으면, 비용 절감은 물론 검진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치매체크 앱은 실제 치매 진단에 활용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앱으로 구현했다. 손으로 쓰는 문항을 배제한 단축형 MMSE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령자라면 자녀나, 손자들이 함께 도울 수 있게 메뉴를 만들었다. 치매 보호자에게 각종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행’ 앱이나 실종치매노인찾기 지원 앱 ‘집으로’도 나왔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치매 자체나, 환자에 대한 관심이 청장년까지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국립중앙치매센터가 설립된 배경과 역할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2010년 기준 치매 환자는 아시아 1600만명, 유럽 1000만명, 미국 등 아메리카는 780만명에 달한다. 지구촌이 치매와의 전쟁 중이다. 진단률을 올리는 것은 치매 관리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접근 방식은 크게 2가지다. 영국이나 독일은 기존의 의료 시스템에 치매 교육을 강화했다. 우리나라나 프랑스, 일본은 치매를 위해 별도의 기관을 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중앙치매센터, 광역치매센터가 이에 속한다.
지난 2012년 5월 개소한 국립중앙치매센터는 치매의 예방, 치료, 환자돌봄 등 전 과정을 관리하는 ‘국가 치매 컨트롤 타워’다. 전국 11개 광역치매센터와 연계해 보호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광역치매센터는 내년 2개소가 추가로 지정된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수칙이 있다면
“중년부터 관리하면 치매 발병률을 50% 낮출 수 있다. 절반은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셈이다. 치매 예방을 위한 ‘치매예방수칙 3•3•3’이 있다.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3권). 술은 한번에 3잔 이상 마시지 않기(3금).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3가지 관리하기(3행)는 것 등이다. 운동이 막연하다는 의견이 있어 치매예방 운동법도 새로 만들었다. 국립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http://www.nid.or.kr)와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를 통해 치매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중앙치매센터의 운영 계획은.

“내년이면 제2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이 종료된다. 예방 중심의 치매 전략에 보다 힘을 싣고, 가정 중심의 치매환자 돌봄 지원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는 게 목표다. 중앙치매센터는 ‘한국형 치매서비스망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국형 치매서비스망은 치매의 발견과 치료, 환자 복지, 예방으로 크게 나뉜다. 2년 새 개선된 부분이 많다. 치매 이해도가 높아졌고, 치매 조기진단에도 적극 참여하는 고령자가 늘었다. 치매 진단률은 2008년 38%에서 2012년 74%로 현저하게 개선됐다. 지난 7월 장기요양 5등급(치매특별등급)이 신설로 치매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주간보호시설과 요양 보호사 등 환경도 갖춰졌다. 하지만 가족 돌봄시설이 오프라인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온라인까지 넓힐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가족 돌봄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온 오프라인이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치매 환자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도 활발히 벌인다. 가장 큰 사업이 ‘치매 파트너 양성 사업’이다. 현재 2만6000명가량 되는 치매 파트너를 10만명까지 늘릴 것이다. 봉사형 치매 파트너가 많았는데, 교육을 통해 일상생활에 치매 환자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보살필 수 있는 옹호형 치매 파트너를 확충할 계획이다.”

[인기기사]

·실명 위험 황반변성, 뚱뚱한 사람보다 마른사람에서 더 잘생겨 [2014/12/22] 
·No.330 환자 가정폭력 인지하면 신고 권유•의사 리베이트 병원도 처벌 [2014/12/22] 

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