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선거 없는 해' 예상 깨져 … 4·29 보선서 여야 중간평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헌법재판소가 19일 현역 의원 5명(지역구 3명, 비례대표 2명)이던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선고하면서 의석지형이 변했다. 당장은 국회의원 숫자가 300명에서 295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공석이 된 3곳의 통진당 의원 지역구에선 내년 4월 29일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대신 통진당 비례대표 2석은 정당이 해산되는 바람에 승계할 사람이 없어졌다. 결국 비판을 받으며 ‘300 고지’를 찍었던 19대 의회 국회의원의 정수가 298명으로 2명 줄어들게 됐다.

 내년 4월 29일 치러질 보궐선거는 예상치 못했던 정국 변수다. 그간 “내년은 선거가 없어 국정 운영에 매진할 적기”라고 말해온 정부·여당 입장에선 중간고사를 치르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내년 2·8 전당대회에서 들어설 새 지도부가 치를 첫 시험 무대다. 비록 3석이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경쟁이 본격화될 20대 총선의 풍향계가 될 수도 있다.

 보궐선거가 치러질 3곳은 서울 관악을(이상규), 경기 성남중원(김미희), 광주 서을(오병윤)이다. 통진당이 현역 의원을 맡은 곳인 만큼 야권에 유리한 지역이다.

 관악을은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37.70%)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33.47%)에게 신승하긴 했지만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한 번도 현재의 여권이 이기지 못했다. 당시 제1야당이던 민주당(새정치연합 전신)은 야권연대를 위해 후보를 내지 않아 이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

 성남중원은 19대 총선에서 여야가 초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야권 단일후보인 통진당 김미희 후보가 46.7%를 기록해 현역 의원이던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46.1%)를 0.6%포인트(654표 차)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 여당 후보 한 명과 야당 후보 2명의 3자 대결 구도였던 18대 총선에선 당시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42.9%)가 승리했지만 민주당 조성준 후보(36.6%)와 민노당 정형주 후보(13.6%)의 득표율을 합치면 신 후보보다 높았다. 이 지역에선 17대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이상락 후보(39.2%)가 당선됐다.

 야권 연대로 인해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오병윤 후보가 당선됐던 광주 서을은 새정치연합의 초강세 지역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19대 총선 당시 오 후보는 52.3%, 새누리당 이정현(현 전남 순천-곡성 의원) 후보는 39.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야권에 좋은 지형이긴 하지만 변수는 야권연대가 깨졌다는 점이다. 이상규·김미희·오병윤 세 사람이 모두 무소속 출마가 가능해 야권 성향표가 분열할 수 있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