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옴부즈맨] 11. 해외 벤치마킹 창업시 유의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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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해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벤치마킹을 하거나 해외 브랜드를 그대로 도입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엔 외국의 소자본 창업 아이템을 조사해 알선하는 컨설팅 회사나 여행사도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성공한 아이템이라도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아 낭패를 본 사례는 무수히 많다. 몇 년 전 국내 유수 대기업이 일본에서 크게 인기를 끈 소고기 덮밥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적이 있다. 중심 상권의 A급 입지에서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2년도 못 가 폐업하고 말았다.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일본적인 맛을 내세웠고, 가격도 4000~5000원대로 패스트푸드치고는 높았다. 결정적으로 국과 김치 등을 덮밥과 별도 판매하는 정책이 푸짐한 인심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의식에 맞지 않았다.

한 해에도 수많은 해외 브랜드가 들어오거나 벤치마킹되고 있지만 그 중 5년을 넘긴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예를 들어 셀프 다이어트방이나 가격파괴 피부관리숍의 경우 일본 뷰티시장을 벤치마킹해 큰 인기를 끈 반면, 같은 일본의 캡슐방은 초기에 반짝 관심을 모으더니 현재는 유명무실하다. 그러므로 창업자들은 외국에서 히트를 한 아이템이라고 해서 덜컥 가맹하거나 벤치마킹해서는 안 된다. 성공을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와 마케팅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우선 벤치마킹 대상 국가와 우리나라의 생활환경 및 소득 수준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생활환경에서도 구매율이 높을 것인가를 검토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적절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어야 한다. 외식업의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본고장 맛을 재현하기 위한 재료와 설비 등의 수급이 안정적인가도 확인해야 한다. 인.허가와 특허 문제도 미리 알아봐야 한다.

또 창업 전에 벤치마킹한 제품을 적절한 매장에서 서브 아이템으로 내보고, 소비자의 반응을 조사하는 테스트 마케팅 과정을 거쳐 사업성을 검증해보는 방법도 유용하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www.chang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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