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풀어 환율 방어 … 루블화값 진정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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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출렁이던 루블화 값이 진정세로 접어들까.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풀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등 러시아 정부가 총력전을 펼치면서 루블화 값 하락세가 일단 멈추는 모습이다. 루블화 값은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61루블선에 거래됐다. 16일(현지시간) 장 중 달러당 80루블까지 치솟으며 하루 만에 19% 미끄러졌던 루블화 값은 17일 정부의 시장 개입 등으로 12% 넘게 오른 데 이어 18일에도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루블화 값이 안정을 찾은 것은 정부의 전방위 조치 때문이다. 러시아 재무부는 17일 “시장안정을 위해 쌓아둔 외환보유액 70억 달러 중 일부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 지원 대책을 내놨다. 금융회사의 자기자본비율 조건을 완화했다. 기업의 대외 채무 지급에 차질이 없도록 외화자산 공여도 늘렸다. 외화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도 확대했다.

 약발이 얼마나 갈지는 의문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이달에만 100억 달러를 썼다. 올 들어 환율 방어에 쏟아부은 돈은 87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같은 기간 루블화 가치는 47% 이상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추가로 700억 달러를 풀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라고 보도했다. 다음 순서는 러시아가 금을 처분하거나 자본 통제 조치를 도입하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1169.5t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의 금 보유량의 70% 정도에 해당된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연례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국가경제위기는 2년 내에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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