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C·호의 한국 상품 수입 규제|국내업계 과당 경쟁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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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영국·프랑스·호주 등 선진국들의 대한수입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국내업계의 압력으로 수입 쿼터제 부활·덤핑관세부과 등 긴급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선진국들의 주장에 억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 수출업계의 과당수출경쟁이 이 같은 수입규제 움직임을 자초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상공부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신발류에 대해 쿼터협정으로 수입을 억제하던 신발류의 수입을 자유화했으나 다시 수입 쿼터제로 전환, 수입을 억제할 음식점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호주는 타이어·면사, EC(구주공동체)역내 국가는 식초 용기의 수입을 규제하겠다고 나섰다.
오는 83년 벽두부터 한국의 수출은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두터운 벽에 부닥칠 우려가 많다.
소나기 수출로 비난을 받고있는 일본처럼 안되기 위해 정부와 업계는 단기수출 증대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수출·통상정책을 세워야할 것 같다.
선진국에서 새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수입규제 움직임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경우=미국신발제조협회 등 3개 단체는 한국산 신발류의 수입급증으로 미국 내 신발류제조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 지난 10월 26일 USTR(미 통상 대표부)에 수입쿼터제로 환원해 주도록 제소했다. USTR는 지난 9일 업계의 주장이 일리가 있는 것으로 수리해 내년 1월 중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변호사·업계 대표 등을 파견해 미국 측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미국의 신발류 대한 수입은 시장질서 유지협정(OMA)이 지난 81년 6월말로 시한이 끝남에 따라 쿼터제가 폐지되고 81년 7월1일 이후부터는 한국 측의 자율수출규제에 맡겼었다.
상공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80년 7월부터 81년 6월까지 1년 동안 신발류 중 종전 쿼터품목이던 운동용 혁화류(K2품목)의 대미수출실적은 금액기준 2억1천8백만 달러에서 1년7월부터 82년6월까지는 4억l천2백만 달러로 88%증가했다. 물량기준으로는 3천1백90만 켤FP에서 6천4백20만 켤레로 배나 늘었다. 미국이 수입을 자유화하자 업계에서 수출량을 지나치게 늘려 또 쿼터제로 되돌아갈 위험을 안게 된 것이다. 미국 측은 EC에서는 아직도 쿼터제가 적용되고있어 수입이 억제되자 그 물량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
▲EC의 경우=접시 류·주발 등 식탁용구는 EC역내에서도 지금까지는 수입규제가 없어 한국은 81년 수출실적이 2천3백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프랑스·영국을 중심으로 국내업계의 압력 때문에 수입규제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정부는 관계국과 협상중이나 해결책은 미지수다.
▲호주의 경우=래디얼 타이어와 면사에 대해 수입규제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의 래디얼 타이어 수출은 81년에 1천2백만 달러, 올해에는 9월까지 7백50만 달러, 수출가격과 한국내의 내수가격의 차이를 들어 덤핑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주장해 덤핑여부를 조사중이다. 덤핑수출이 판가름나면 고율의 덤핑관세를 물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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