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 단체 이슬람 국가(IS)의 테러 행위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두려움에 잠긴 가운데 미국의 저명 싱크탱크 소속 중동 전문가가 “IS에 합류한 한국인”이라며 두건 쓴 동양인 남자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부르킹스연구소의 부설기관인 도하센터 찰스 리스터 방문연구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부 사이프’(Abu Seif)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국인(Korean) IS 전사”라는 설명과 함께 한 남성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남성은 20대 정도로 추정되며 햇볕에 그을린 얼굴에 두건을 쓰고 AK-47 소총을 든 채 말에 올라타고 있다. 아랍어로 ‘아부’는 아버지, ‘사이프’는 칼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한국인 IS대원 추정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해 궁금해 하는 트위터리안들과 출처를 묻는 한국 언론사에게 리스터는 아무런 답변을 달지 않고 있다. 또 사진의 출처나 촬영 장소 등, 사진 속 남성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뒷받침 할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사진 속 남성이 남한 출신인지 북한 출신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그러나 17일 현재까지 사진을 내리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주장의 사실 여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저명 싱크탱크 연구원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이를 간과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98년 역사를 지닌 브루킹스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정책 연구기관이다. 글로벌 정책 연구소의 전략을 연구·평가하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TCSP)’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미국 학계가 인용한 브루킹스발(發) 정책 정보는 475건에 달한다. 브루킹스에 준하는 명성을 가진 싱크탱크인 외교문제평의회(CFR)의 학계 인용 건수는 179건에 불과하다. 브루킹스 도하센터는 중동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 2008년 카타르 도하에 설립됐다.
한편 IS에 한국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전에도 제기된 적이 있다. 지난 9월 CNN은 IS에서 활동하다 이라크 정부군에게 체포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10대 소년 하마드 알 타미미의 말을 인용해 한국인 IS 가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알 타미미는 자신이 훈련 도중 만난 신입 대원을 언급하면서 “한국(Korea)·미국·중국·독일·프랑스 캐나다·노르웨이 등 신입 IS 대원들의 국적이 다양했다”고 증언했다.
이런 보도에 당시 국가정보원은 국회에 출석해 “사실 여부를 파악해보려 시도했으나 현실적으로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한국인 IS대원’ [사진 찰스 리스터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