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정몽준 일인집권체제 깨야 축구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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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가 폐쇄적인 집단이 된 것은 정몽준 회장의 일인집권체제 때문이다."

최근 한국 축구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선 12년간 축구협회를 이끌어온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31일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달 3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6년 독일월드컵 준비와 축구 문화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발제자인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 소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발언을 빌려 이같이 전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이동연 소장.

이 소장은 "본프레레 감독의 능력 부족만으로는 그 동안의 부진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며 "일차적으로는 기술위원회의 책임이며 가장 큰 문제는 일인독재체제로 12년간 축구협회를 이끌어오면서 최소한의 해명조차 없는 정몽준 회장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 축구의 경기력 저하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도 아니고, 14개월 사이에 감독이 두 번이나 교체되는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 돌리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고 반문하면서 "축구협회는 유능한 감독을 신속히 영입하면 한국축구가 안고 있는 모든 사태들이 한번에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안일한 축구협회의 대응을 꼬집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희준 동아대 체육과 교수도 "지난 주 한국 축구의 위기 진단과 해법을 위해 마련된 'MBC 100분 토론'에도 당사자인 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 관계자는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의사 소통이 꽉 막힌 축구협회는 공개적인 토론을 일관되게 무시하고 있다"고 축구협회의 폐쇄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경식 KBS 축구해설위원도 협회에 불만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최 해설위원은 "내부 직원이 축구협회에 대해 쓴소리를 하면 퇴임을 해야 할 정도로 (협회가)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협회 체제의 폐쇄성을 꼬집었다.

특히 채재성 동국대학교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정몽준 회장 퇴진에 대한 주장에 대해 축구협회는 수용적 자세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일인 집권체제가 계속되면 파행과 독단으로 흐르기 쉽다"고 정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김강남 축구 해설위원은 기술위원회에 대해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자문기구이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회장은 모른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은 기술위원회가 월권을 했다는 반증"이라 지적하면서 "기술위원회는 책임지고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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