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도 ‘땅콩 회항’에 대해 사과

중앙일보

입력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16일 이른바 '땅콩 회항'사태에 대해 고객에게 사과하고, 관련자에 대해서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이종호 위원장 명의 성명에서 "노조도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회사를 환골탈태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분들이 일체의 불이익을 받지 않고 처우에도 문제가 없도록 신변보호를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또 "회사의 부당한 지시에는 더욱 과감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회사 측에 "폐쇄적 조직문화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대한항공 전 직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객에게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이 사랑과 믿음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임을 잘 알고 있다"며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관용을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성명 전문.

국민 여러분들께 머리숙여 사죄드리며
회사를 환골탈태 시키는데 노동조합이 앞장서겠습니다!

◇ 국민여러분께 큰 실망 안겨 드린 점 깊이 사죄 드립니다.
뉴욕발 대한항공기 사태 관련하여 국민 및 고객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1만여 조합원과 전 직원을 대표하여 깊이 사죄 드립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받으신 상처가 너무 크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런 사과 말씀 조차도 조심스러울 뿐 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그 책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 동안 회사의 행동을 견제하고 직원복지와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노동조합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 해결 과정 중 회사가 보여준 적절치 못한 대응에 대해서도 강력히 항의하였으며, 조속히 개선할 것을 촉구 했습니다.

◇ 전 조합원이 힘을 합쳐 회사를 환골탈태 시키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창사이래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세계의 하늘을 개척하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인다는 자부심을 갖고 회사의 성장과 직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회사의 일순간 잘못으로 수십 년 간 쌓아왔던 자긍심이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죄인의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을 대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 노동조합은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뼈를 깎는 각오로 거듭나 회사를 환골탈태 시키는데 앞장설 것임을 약속 드립니다.
또, 현장 직원들의 말에 귀 기울여 손과 발이 되고, 회사의 부당한 지시에는 더욱 과감히 맞설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분들이 일체의 불이익을 받지 않고 처우에도 문제가 없도록 신변보호를 확실히 책임지겠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진다고 했습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원동력이 될 것이며 그 힘의 원천은 조합원 동지 여러분들의 신뢰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피땀 흘려 이룩한 우리회사가 정상궤도로 다시 비상(飛上)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국민들이 우리에게 다시 따뜻한 눈길을 보내줄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합시다.

◇ 회사는 폐쇄적 조직문화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합니다.
작금의 문제는 회사 내부의 경직되고 폐쇄적인 조직문화, 책임만 크고 권한은 없는 업무 분담과 소통불감증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회사는 직원과 국민 그리고 고객들의 애정어린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조직을 정비하고 기업문화를 쇄신해야 합니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해 감축했던 제반 복리후생을 조속히 재개하고,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주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합당한 조치가 이루어지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며 만일 회사가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전 노조원의 단결된 힘을 보여 줄 것입니다.

◇ 최선의 서비스로 용서를 구하겠사오니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
대한항공은 2만여 직원들의 일터이며 6만여 가족들이 삶을 기대고 있는 터전입니다. 지난 45년간 우리 직원들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전 세계 하늘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국가경제에 이바지 한다는 일념으로 오대양 육대주를 개척해 왔습니다. 대한항공은 우리 국민들이 키워준 자랑스런 국적 항공사입니다.
우리 대한항공 전 직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객들에게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이 사랑과 믿음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임을 잘 알고 있으며 고객 여러분들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다시 한번 너그러운 마음으로 관용을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 위원장 이종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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