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독교인 70%이상 "교회가 너무 많다"|한국 기독사회 문제연, 천5백명 대상 여론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오늘날 우리 나라 기독교는 비기독교인의 눈과 마음에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한국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조승혁)이 지난 2년 동안 실시한 「비기독교인의 교회 및 기독교인에 대한 여론조사」 가 마무리되어 흥미로운 결과가 드러남으로써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농촌주민 3백명, 근로자 3백명, 도시빈민 2백명, 중산층 2백명 등 1천명의 일반 비기독교인 외에 대학생 5백명 등 모두 1천5백명의 비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전국규모.
먼저, 「교회」 라는 단어에서 즉각 느끼는 점을 말해달라는 물음에 일반 집단에선 「예배장소」 「신성한곳」 이란 응답이 16∼1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학생 집단에선 「위선적」 (22%) 이란 반응이 가장 높은 비중으로 나타났고 중산층에선 교회가「기업화돼있다」 는 응답도 13%나 됐다.
기독교인에게서 받은 좋은 첫인상은 상냥·친절·성실·겸손 등이, 나쁜 첫인상으론 「말이 많다」 「교회출석을 강요한다」 「자기도취에 빠져있다」 「위선적이다」 등이 각각 높은 반응으로 나타났다.
교회에 가본 응답자들이 받은 좋은 첫인상으론 친교· 설교· 편안함· 경건함 같은 것이, 나쁜 첫인상은 「현금강요」 「길고 지루한 설교」 「권위주의적·위선적 태도」 등이 높은 반응을 보였다.
현재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유로는 일반인의 경우 「종교를 원치 않아서」 43%, 「시간이 없어서」 20%의순. 「교회가 싫어서」 는 대학생 (23%) 중산층(19%)집단에서 특히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의외로 일반인 응답자의 41%가 앞으로 종교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고 원하는 종교로는 개신교 (17%) 불교 (12%) 천주교 (8%) 순.
찬송가를 좋아하느냐는 물음엔 중산층 (45%) 근로자 (41%) 대학생 (49%) 집단이 높은 반응을 보인 반면 농촌주민 (24%) 도시빈민 (37%) 집단이 낮은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루었
다.
또 「예수에 대한 인식」에서도 일반인 반응도 「위대한 성인」 (48%) 「하나님의 아들이나 이 세상에선 인간」 (33%) 등 인대 비해 또 다른 조사에서의 기독교 평신도의 태도는「인간과 다른 하나님의 아들」 (66%) 「하나님의 아들이나 이 세상에선 인간」 (66%)등이어서 대조적.
목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냐는 물음에선 「교리전파」 「성경해석」L 「설교」 등 종교적 역할을 강조한 응답자가 46%, 나쁜 사람을 선도하는 등 도덕적 역할을 강조한 응답자가 5%였으며 하나의 직업인 내지 치부의 수단으로 평가하는 부정적 견해도 15%나 달했다.
기독교의 기여도 평가에선 「교육·육영사업」 「자선사업」 「의료사업」 「민주주의 발전」 「도덕윤리 함양」
「독립운동에의 이바지」 등에서 이로웠다는 평가가 해로웠다는 평가보다 높은 비중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민과 노동자 돕기에선 일반인이 「긍정적」 24%, 「부정적」 30%, 「모르겠다」 46%의 반응을 보인 반면 대학생 집단이 각각 32%, 30%, 38%를 나타냈다.
당사자인 근로자 집단에선 「긍정」 이 「부정」 보다 약간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농촌주민 집단에선 「부정」 이 「긍정」 의 3배 이상을 차지해 주목됐다. 애국심과 반공정신 고취에 대한 기독교의 기여도에선 일반인이 「긍정」 쪽에 높은 비중을 보인데 비해 대학생집단은 상대적으로 「부정」 쪽에 높은 반응을 보여줬다.
또한 「무리한 죄의식 불어넣기」 「형식주의 강조」 「종교적 배타성」 「교회분열」 「말과 행동의 불일치」 「돈 계산 너무 따지기」 등은 기독교의 부정적 영향으로 꼽혔다. 특히 「교회분열」 에선 중산층·대학생집단에서 70%이상의 응답자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려 주목.
우리 나라에 교회가 너무 많다는데 대해선 「일반인」 70%, 「대학생 집단」 76%가 「그렇다」 는 반응을 보여 높은 비판적 태도를 보여 줬으며, 교회의 정치참여에 대해선 부정적이었으나 긍정적인 태도를 표시한 응답자의 비중은 대학생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새벽종」에 대한 반응에선 「듣기 좋다」 「불편 없다」등 긍정적 반응이 전체의 53%, 부정적 응답도 50%에 이르렀다.
70년대이 래 여의도 광장 등지에서 수시로 열었던 복음주의적 대규모 기독교집회에 대해선 전체의 26%가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중산층·대학생 집단에선 비판적 태도가 높았다.
한편 비기독교인 집단과 기독교평신도집단간에 나타나는 사회생활 태도를 비교해 우선 흡연·음주·도박문제를 살펴보면.
비기독교인 집단은 흡연에 대해 강한 긍정적 태도를 보여 「중산층」 96%, 「대학생」 94%, 농촌주민 84% 순 인데 비해 기독교 평신도 집단의 긍정적 태도는 17%에 불과. 이러한 경향은 음주문제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도박에 대해선 비기독교인 집단도 부정적 성향이 높았다. 대학생·중산층 집단이 그 중 긍정적 태도가 높아 각각46%, 36%를 기록했다.
미혼 남녀의 성 관계에 대한 태도에선 「근로자」 53% 「중산층」 50%순으로 긍정적 태도를 보여 전체적으로 43%를 기록한 반면 대학생집단은 65%가 긍정적 성향. 기독교 평신도집단의 긍정적 반응은 10%뿐이다.
「거짓말」은 상황에 따라 해도 좋다. 라는 설문에 일반 비기독교인 집단은 70%가 높은 긍정적 태도를 보인 반면 기독교 평신도 집단은 35%만이 찬성.
폭력에 대한 거부감을 알아보기 위해 「어떠한 부조리 앞에서도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나쁘다」 라는 설문에 일반 비기독교인 집단의 63%가 찬성, 폭력에 의한 부조리해결에 부정적이었음에 비해 25%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집단의 경우 폭력사용의 부정과 긍정은 각각 52%, 36%를 기록해 주목됐다.
기독교 평신도 집단에선 84%가 폭력을 무조건 부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사회구조적 악의 존재에 대한 인식도를 알아보기 위해 「범죄가 늘어나는 것은 사회환경이 나빠서라기 보다는 개인의 성격이 악해져가기 때문이다」 라는 설문에 대해 일반 비 기독교인집단과 기독교 평신도집단의 태도는 각각 31%, 49%가 이에 찬성, 범죄의 증가를 개인의 심성 탓으로 돌리고 있다. 반면 대학생의 경우 75%가 이에 반대, 사회 구조적 요인에 대해 높은 비중을 보여 주목됐다.
「관상·수상·사주팔자도 일리 있다」 는 설문에 대해선 일반기독교인 집단의 42%가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기독교 평신도 집단의 경우 20%가 미신에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 보고서는 기독교에 대한 일반 비기독교인의 태도가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며 전체적으로 긍정적 평가가 반영 돼 .있으나 많은 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당위성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