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黨바람 지방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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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신주류 강경파가 당 외곽에서 세(勢)불리기에 나섰다. 당 중진들과 구주류가 주장하는 '통합신당론'에 세가 밀리자 당 외부에 있는 개혁 세력을 결집해 분위기를 반전시켜 보자는 전략의 일환이다.

강경파인 정동영(鄭東泳).신기남(辛基南)의원은 9일 부산 동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부산 정개추) 발족식에 참가했다.

부산 정개추는 신상우(辛相佑)전 국회 부의장ㆍ조성래(趙誠來)변호사ㆍ정윤재(鄭允在) 민주당 사상지구당위원장 등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과 지난 대선 당시 정동영 의원이 이끌었던 국민참여운동본부 회원, 노사모 회원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조성래 위원장은 발족문에서 "부산 정개추는 개혁과 통합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실현해 나갈 새로운 정치 세력군을 발굴해 내년 총선에서 부산 17개 의석 가운데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鄭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제갈량이 동남풍 덕분에 승리했는데 부산에서 정치개혁의 동남풍이 불어준다면 개혁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辛의원 역시 "개혁신당이 아닌 통합신당으론 내년 총선에서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개혁신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이헌(韓利憲)전 의원, 영화배우 명계남씨 등과 부산지역 정치인.교수 및 시민단체 지도자 등 개혁성향의 인사 1백여명이 참석했다.

鄭.辛의원은 이날 오후 다시 대구로 올라가 강경파인 이종걸(李鍾杰)의원과 합류했다. 세 의원은 개혁성향의 모임인 '국민참여정치개혁연대' 관계자들과 경북지역 정개추 발족 방안을 논의했다.

강경파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당 지도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정대철(鄭大哲)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분당(分黨)을 통한 신당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견제했다.

지난 7일 盧대통령을 만난 후 '통합신당론'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는 鄭대표는 "신당을 만든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만큼 민주당 정신을 함께 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 개혁적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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