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앞둔 슈틸리케 "배고픈 선수가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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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있는 선수, 배고픈 선수를 원한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앞둔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여러 고민을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열정이 있고 배고픈 선수를 원한다"면서 "제주 전지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선수가 있다면 마지막 순간에 깜짝 발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대표팀은 15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아시안컵을 대비한 훈련에 들어간다. K리그를 비롯해 일본·중국에서 뛰는 선수 28명이 소집될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 소집된 선수들은 한두번 보고 부른 게 아니다. 코치들과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거쳐 선발했다"면서 "다가오는 아시안컵에 맞춰 선발될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장기적으론 내년에 열릴 동아시안컵을 대비해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한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선발 원칙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다. 그는 이날 유독 선수들의 열정, 간절함을 자주 거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열정이 있고 배가 고픈 선수가 필요하다"면서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다면 경험, 나이에 상관없이 발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아시안컵 엔트리 발탁 여부에 대해서도 "선수가 부상중이어도 다시 회복해서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누구나 대표팀에 합류할 기회를 공평하게 줄 것"이라면서 "(도르트문트에서 뛰는) 지동원도 부상에서 회복하는 단계다. 모든 선수들에게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알 샤밥), 정성룡(수원) 등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의 재발탁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브라질월드컵 이후에 특정 선수에 대해 비난이 받았다. 박주영과 정성룡이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이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못했다고, 비난을 받았다고 해서 배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소속팀에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이면 과거의 비난은 하지 않은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최근 2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었지만 득점이 없는 점은 고민"이라면서 "이 자리에서 뽑는다고 확답을 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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