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졸업생에도 일자리를 달라"|정부출자기관 채용의무화 조속실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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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내년초 졸업을 앞둔 전문대학생이다. 남들처럼 좋은 기회에 편승하지 못해 군대를 제대한 후에야 후회하며 전문대학을, 그나마 조그만 희망을 가지고 입학했다.
그러나 지금 졸업을 앞둔 나에게는 커다란 걱정거리가 생겼다. 이런 걱정은 나뿐만 아니라 같은 전문대생이면 누구나 갖고있는 고민거리라 생각된다.
매일같이 받아보는 신문이긴 하지만 실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어쩌다 전문대학 출신모집 광고라도 실리면 그 광고내용이, 머릿기사보다 큰 관심거리가 되는 게 우리 전문대학인의 한결같은 심정이다.
과연 전문대학출신이 설 곳은 어디인가! 과거와는 달리 졸업정원제 실시로 인하여 사실상 편입학 길이 막힌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편입학도 안되고 기업에서 받아주지도 않는다면 전문대학은 실업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란 말인가.
물론 전문대학생들의 자질도 문제가 되겠지만 우선은 정책적인 선처가 있어야 그나마 희망이 있는 학교생활이 될 것이며. 내실있는 전문대학 교육이 되리라 생각한다.
전문대학은 결코 편입학하기 위한 중간 기착지가 아니며, 더 좋은 정규대학을 가기 위해 쉬어가는 정거장도 아닌 것이다. 전문대학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내다보는 것처럼 중견기술인력 양성기관인 것이다. 고도 산업국가라는 기술첨단의 시대를 향해 박차를 가하는 우리가 상·하인력은 양성하면서 중견이력을 도중하차시키는 것은 앞과 뒤가 연결되지 않는 착오다.·
전문대학 출신들의 진로가 영원히 중견인력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능력을 한순간에 평가할 수 없듯이 미래로 향한 전문대학인들의 마음 속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희망과 좌절이 교차돼 있다. 활성화된 전문대학육성을 위해서도 경쟁자유 원칙에 의하여 누구나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 과감한 개방정책을바라는 바다.
얼마전 전문대학 육성방안책으로 국가출자기관에 한해서 전문대학출신 법정고용 TO를 둔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 데 그 정책기사야말로 우리 전문 대학인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소망인 것이다.
물론 바람이야 더 확대되어 사기업체에도 반영되길 바라는 바지만 백년대계라는 지표위에 세워져야 하는 교육정책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안다.
그러나 기왕에 보도가 된 바에야 관계당국은 좀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현실과 미래를 감안하여 구상만으로 그치는 형식이 아닌 실제적인 정책결정으로 전문대학생들도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기술첨단 입국의 대행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선처있길 바란다. 김세양 <제주전문대학 공업경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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