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 정보사냥대회, 28일 예선 사행시 백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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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선에 참가한 63빌딩 뷔페식당 조리사들이 28일 잠시 틈을 내 4행시를 지어 보내고 있다. 박종근 기자

1만9332명이 참가한 '엄지족 정보사냥대회'의 예선(사행시 짓기)이 28일 무선(휴대전화) 사이버 공간에서 치러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회 사무국이 참가자들의 휴대전화로 대회 예선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전국에서 톡톡 튀는 사행시들이 오후 늦게까지 속속 올라왔다.

인기 개그팀인 '컬투'(정찬우.김태균)는 이날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열린'컬투패밀리의 원티드쇼'공연 중에 대회 안내메시지를 받자마자 능숙한 솜씨로 사행시를 지어 보냈다. 정씨는 "대회 사무국이 알려준 3개의 후보 주제(대한민국.중앙일보.독도수호) 중에서 특히 대한민국을 갖고 연습을 많이 했다. 예선 통과를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씨는 "'대통령님께 여쭤보겠습니다. 한나라당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요. 국민은 하나된 정치를 원합니다'라는 사행시를 지었다"며 나름대로 준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듬이 춤'으로 유명한 인기 개그맨 리마리오(본명 이상훈)는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다 '대하반점. 한정식. 민물장어구이. 국밥집 뭘 먹을까'라는 글을 지어 보냈다.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자택에서 가족들과 의논해 '대해불택세류. 한없이 큰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가리지 않는 법. 민의를 거스르면 선진국가는 없으리니. 국익 위해 하나될 때 대한민국 영원하리'라는 사행시를 제출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한강의 의미를 담은 사행시를 지었다.

일반인들의 참가도 뜨거웠다. 서울 여의도동의 63빌딩 뷔페식당은 이날 점심식사 준비를 앞두고 분주했다. 단체 참가를 신청한 조리사들이 모여 사행시를 지었기 때문이다. 강윤구(27) 조리사는 "문자를 빨리 입력하는 것은 자신이 있는데 4행시 짓기는 요리보다도 훨씬 힘들다"고 말했다.

일반부에 신청한 신나라(25)씨는 지하철에서 사행시 짓기에 참여했다. 신씨는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쉽지 않습니다. 한글보다 외국어를 더 잘해야 합니다. …' 등 청년실업 문제를 사행시로 구성했다. 한 참가자는 '대세가 이미 기운 상태에도 한 골이라도 넣어보겠다고 민첩하게 이리 저리 뛰는 …중략… 축구 대표들 모두 힘내세요'라며 축구대표팀을 격려하는 글을 보내왔다.

◆ 예선 결과와 본선 대회는=예선대회 결과는 소정의 심사를 거쳐 본선 진출자 3000명을 가린 뒤 9월 10일 이전에 휴대전화로 개별 통보한다. 본선(정보검색)은 9월 11일(일) 열린다. 본선 당일 오전 본선 진출자의 휴대전화로 정보사냥 대회 안내메시지가 발송된다. 본선 대회 시간은 ▶중.고생(오전 10시~오후 1시)▶대학생(오후 1~4시)▶일반인(오후 4~7시) 등 부문별로 다르다.

박방주.이원호 기자 <bpark@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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