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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동반 낚시가 늘었다|총회 앞둔 올해 낚시계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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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늦가을 비가 재촉하고 있다.
민물낚시의 경우 이젠 슬슬 납회를 준비해야 할 때. 올해는 수십년만에 찾아온 여름 가뭄 등으로 조사들에겐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았던 한 해. 금년 낚시계가 어떠했는지 총 점검해본다.

<조황>
지난여름엔 수십년래 혹독한 가뭄으로 웬만한 저수지엔 물이 마르고, 농촌엔 농업용수, 도시엔 식수가 부족해 큰 물 기근을 겪기도 했다.
이 바람에 조황도 자연히 위축 받아 전체적으로 예년에 비해 숫자, 크기 면에서 크게 떨어진 편이다.
소규모 저수지의 물이 마르자 수량이 풍부한 댐쪽으로 많이 몰렸고, 그 중에서도 특히 아산호·안동댐 등이 각광을 받았다.

<낚시인구>
예년에 비해 약l할 정도 늘어났다는 추산이다(현재 전국의 낚시인구는 약3백만).
특이한 것은 예년과 달리 가족동반·부부동반 낚시가 크게 늘었다는 것.
이에 따라 늘어나는 것이 여성 낚시인구. 낚시의 연합회 측에서는 여성낚시인구가 약 3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증가할 것으로 추산.
연령층에 있어서는 특히 젊은 층에서 낚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샐러리맨·대학생, 심지어 고등학생들 가운데서도 낚시에 재미를 붙인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그 한 예로 서울시의 경우 직장 낚시회가 지난해에는 50여개에 불과하던 것이 금년에 2백여개로 크게 늘어나 월1∼2회씩 정기적으로 출조하고 있다.

<인기 낚시터>
가뭄으로 소규모 저수지에 물이 마르는 바람에 댐쪽이 각광을 받았다.
가장 인기를 모았던 곳은 아산호·안동댐·안골(충남아산) 등. 이 중에서도 특히 아산호는 낚시터가 아주 넓고 교통이 편리, 서울에서 당일로 가능한 곳이어서 전국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아산호에는 평일에도 1천명이상. 그리고 휴일이면 대거 5, 6천명이 몰렸으며, 개인별로 찾아오는 사람도 많았다.

<기록>
금년 10월말 현재 월척 수는 총6백50수, 월별로는 갈수기인 7월의 99수. 그리고 산란기인 5월, 6월이 각각 98, 80수로 그 다음을 잇고 있다.
낚시터별로는 충남 서천의 종천이 월척수 64수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아산호로 54수를 기록하고 있다.
대어분야(40cm이상)에서는 지난 5월2일 서울 성대낚시회의 문석기씨가 전남 장흥 신방 저수지에서 잡은 42.5cm가 최대. 그 다음이 지난 4월18일 충남 서천 종천 저수지에서 서울 「올림픽」낚시회의 하석전씨가 잡은 42.2cm였다.
비록 비공인 기록이긴 하지만 지난 7월6일 전주 「에덴」낚시회의 진성일씨의 55.5cm짜리 붕어기록은 금년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최고기록. 진씨는 전주 아중저수지에서 밤낚시를 하다가 이 붕어를 끌어올렸는데 기록에 미처 신경을 쓰지 뭇하고 증거 보존에 소홀, 끝내 공인을 받지 못했다.

<낚시업계·도구>
경기침체로 레저·취미분야에 대한 지출이 줄게됨으로써 낚시업계는 회원모집·도구판매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낚시도구에서는 한 때 붐을 일으켰던 릴낚시 판매가 약간 둔화되고 있는 느낌.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장비공해」라고까지 불리던 릴낚시에 대한 자성의 움직임이 일어 최근엔 다시 대낚시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낚시 쪽에서는 가볍고 단단한 글라스파이버 제품이 새로 나오기 시작, 각광을 받았으며 조명기구 분야에서는 카바이드 칸델라에서 배터리에 의한 랜턴으로 크게 바뀌고 있다.

<낚시풍토>
가뭄극복 작전· 자연보호운동 등이 주효, 금년의 낚시풍토는 크게 정화된 상태. 특히 낚시터 부근 자연환경 훼손과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카바이드 찌꺼기와 쓰레기를 한데 모아 비닐봉지에 넣어 나중에 쓰레기장에 버리는 등 자연보호 캠페인이 큰 호응을 얻었다.
낚시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지 주민과의 갈등도 크게 해소된 느낌. 가뭄이 한참이던 지난여름 농번기엔 낚시회별로 한해지역으로의 출조를 자제하는 등 신경을 썼다.
한 예로 서울 「대지」낚시회는 지난 10월 충남 예산군 예당지 인근 주민들에게 거룻배 15척(l백2O만원 상당)을 기증, 주민들의 생활에 큰 보탬을 준 흐뭇한 일도 있었다. 낚시터 어족보호도 큰 성과를 거둔 셈. 낚시회별로 치어 보호캠페인을 벌여 시상에서 다수확부문을 없애고, 원칙적으로 길이 13cm이하 짜리는 다시 놓아주도록 했다.
하지만 비록 일부라도 낚시터 부근의 오염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호수·댐에만 제한돼 있는 고무보트를 저수지에까지 가지고 나와 물 한가운데서 어로를 즐기는 얌체가 있는가하면, 70m 거리까지 집어던지는 릴낚시로 방울소리 요란한 고기잡이를 벌여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 조용한 수면을 바라보며 자기를 돌아보는 낚시 고유의 참 맛을 잃게 하는 사례도 많았다. <정우량기자> ▲도움말=전국 낚시회 연합회 권오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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