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스킹컵 명칭 고쳐야 공식대회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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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산하 선문평화축구재단이 주최하는 '2003 월드피스킹컵'이 대회 명칭 때문에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조건부 개최승인'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월드피스킹컵 조직위원회 박규남(성남 일화 단장)사무총장은 8일 본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AFC가 최근 '월드'와 '킹' 두 자를 제외하는 조건으로 공식 대회로 인정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AFC가 두 단어의 삭제를 요구한 이유는 두가지로 풀이된다. 첫째, AFC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이 아닌 대회에 '월드'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며 둘째, 한국이 왕정 체제도 아닌데 '킹'자를 붙이는 것은 종교적 뉘앙스를 짙게 풍긴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AFC 승인을 받지 않고 열린 국제대회는 한번도 없었다"면서 "이번 대회 역시 AF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2년마다 각 대륙 순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 대회로 인정받지 못하면 개최국 축구협회의 지원과 협조를 받을 수 없다.

박총장은 이에 대해 "AFC와 협의해 대회 명칭을 원안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총장은 "'월드'라는 단어를 FIFA나 AFC가 독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고 "'킹'은 이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팀이 '평화를 전파하는 왕'이 된다는 의미인데 자꾸 종교적 색깔을 덧칠하려는 것같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회 출전팀인 AS 로마(이탈리아)가 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www.asromacalcio.it)를 통해 "'갑작스러운 장애'탓에 월드피스킹컵에 출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발표한데 대해 박총장은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 책임자에게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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