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여왕' 사표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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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월가의 여제'로 꼽혔던 마조리 매그너 씨티그룹 소매금융부문 대표(56.사진)가 막대한 연봉과 권력을 버리고 제2의 삶을 꾸려가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매그너가 씨티그룹을 떠나기로 하고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녀가 이끌던 소매금융부문은 그동안 씨티그룹의 수익 절반 이상을 책임져왔다.

지난 5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 그녀는 회사를 쉬는 동안 자선사업에 전념하거나 학생을 가르치는 등의 새로운 진로에 대해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퍼듀 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상업은행을 통해 월가에 입성했다. 당시 그녀는 뉴욕상업은행 역사상 MBA 과정을 마친 최초의 여성으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여기서 로버트 윌럼스태드 전 씨티그룹 사장을 만나면서 1987년 씨티그룹의 전신인 씨티파이낸셜로 자리를 옮겼다. 소매금융 전문가로 입지를 굳힌 그녀는 2003년 8월 현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어 소매금융부문 대표에 올랐다. 씨티그룹의 소매금융 부문은 그녀 대표로 재임하는 동안 평균 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능력 덕분에 매그너는 지난해 포천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부문에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외에도 금융잡지 US뱅커가 선정한 은행 부문 최고의 여성 1위에 오르는 등 능력을 인정받는 '여걸'이었다.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한 매그너는 "그러나 지금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적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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