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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기간 제한없이 24시간 간병 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노블카운티 72평형의 거실과 주방 모습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삼성노블카운티. 기자가 찾은 날 오후 단지 중앙의 '생활문화센터' 로비에서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곳에 살고 있는 노인들의 젊은 시절 사진이다. 전시장 곳곳에 걸려있는 연애시절.결혼식 사진 등이 옛날 영화처럼 고풍스럽다.

국내 실버타운 중 '최고급'으로 이름난 삼성노블카운티는 6만 8천여평 대지 위에 20층짜리 쌍둥이 건물과 부대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저기에서 젊은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 보인다. 단지 내에 위치한 '어린이집'에서는 노인들이 서예나 장구치기 등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

▶ 주거동 전경. 현재 입주계약 상담중인 옆 동도 같은 모양의 쌍둥이 건물이다.

노블카운티 이호갑(49) 상무는 "실버타운에서는 노인들이 사회와 격리될 수 있어 '세대교류'프로그램을 통해 고립감을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주거동을 제외하고 단지 내의 모든 시설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40명 정원의 이곳 어린이집은 1400여명이 대기 중일 정도로 인기다.

스포츠센터에는 수영장·헬스장·배드민턴장 등이 갖춰져 있었다. 입주민들은 무료, 지역주민은 월 7~1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이곳 역시 세대간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노블카운티는 노인들이 입주해 사는 '주거동', 스포츠센터·클리닉 등 생활편의시설이 있는 '생활문화센터', 치매·중풍 등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을 위한 '너싱홈'으로 구성돼 있다. 건물들은 유리통로로 이어져 있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 7층에 있는 주거동 내 식당.

노블카운티의 가장 큰 강점은 입원 기간에 제한 없이 24시간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너싱홈.

자체 설문 결과, 노인들은 '전문의료서비스'를 실버타운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요소(40%)로 꼽았다.

개원때부터 지금까지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이재현(82·전 농어촌개발공사 사장)씨도 "너싱홈 때문에 이곳을 택했다"고 말했다.

"자식들에게 부담되기 싫다고 실버타운에서 살다가, 병들어 자식들에게 돌아가 부담을 준다면 그런 실버타운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생각에서다.

일반병원의 경우 치매·중풍 등으로 장기입원이 불가능하지만 너싱홈은 기간에 제한 없이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건강이 악화된 10여명의 입주민이 너싱홈으로 옮겨 지내고 있다.

쾌적한 거주 환경과 완벽한 의료서비스를 자랑하는 노블카운티에 입주가 어려운 것은 역시 입주보증금과 생활비 등 자금문제다.

이곳에서 살기 위해선 최소 3억 2천만원의 보증금과 월 200만원 내외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생활문화센터에서 입주자가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장구를 가르치고 있다.

2001년부터 이곳에 살고 있는 정순양(82) 씨는 "처음 생활비가 월 180만원 정도였는데 계속 올라 이제는 235만원씩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병원진료비나 건강이 악화돼 너싱홈으로 가게되면 추가로 돈이 더 들게된다"며 "추가비용은 자식들에게 부담시킬 것이지만,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동주거시설인 만큼 이웃간에 벌어지는 다툼도 있다.

안상수(38) 기획팀장은 "지금은 공동체 자체가 안정화돼 공동생활에서 생기는 갈등 때문에 때문에 이곳을 떠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입주초기에는 전체 입주 노인의 10%가 이런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퇴소했다"고 말했다.

◇삼성 노블카운티는= 2001년 4월 개원.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설립했다. 경부고속도로 수원IC에서 10분 거리로 영통신도시와 가깝다. 현재 240여 가구·330여명의 노인이 살고 있다. 새 주거동(270가구)은 내년 4월 입주를 앞두고 입주 계약을 체결 중이다. 031-208-8003

주거동 19~20층에는 입주자들의 집과 동일한 구조의 집을 마련해 입주 전 체험이나 가족방문시 숙소로 이용하고 있다. 1박에 8만원.

◇입소하려면= 일반적으로 '실버타운'은 노인복지법상 '유료노인복지주택'에 해당된다.

여기에는 입주예정일 기준 60세 이상인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부부인 경우 둘 중 한 사람만 60세 이상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노블카운티 거주 노인의 평균 연령은 74~75세이며, 부부와 독신이 각각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부부가 입주할 경우 평형(30평~72평)에 따라 4억~10억4천400만원(2004년 기준)의 입주보증금을 낸다.

월 생활비는 219만~290만원선. 독신인 경우 보증금은 3억2천만~9억6천400만원, 월 생활비는 129만~200만원이다.

월생활비에는 연 2회의 건강검진, 1일 3식의 식사, 문화·스포츠 시설 이용과 주2회 거실청소가 포함된 주거동 서비스·시설관리비·수도광열비 등이 포함되며 물가에 따라 달라진다. 보증금은 퇴거시 모두 반환된다.

치매·중풍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독립적 생활이 어려운 노인을 위한 요양병동(너싱홈)은 1인~4인실까지 있다.

4인실 기준 보증금은 5천만원, 월 생활비는 간병비용을 포함해 280여만원이다.

◇의료서비스는= 내과·외과·재활의학과·신경과·정신과 등 5개 진료과목이 개설된 클리닉에는 외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삼성서울병원 소속 의사 4명이 일주일에 이틀씩 나와 진료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서울병원·아주대학병원·분당 서울대병원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물리치료실에는 6명의 물리치료사와 임상병리사·작업치료사·원예치료사 등이 근무하고 있다.

용인=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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