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첨단 기술 전수 … 특허 무료로 나누는 금오공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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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소한의 전기로 고효율의 빛을 발산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생산하는 경북 구미의 ㈜송촌조명은 지난해부터 ‘우수’ 전구 회사로 이름을 얻고 있다. 고장이 거의 없는 전구를 만든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품질 좋은 전구 하나로 공공기관의 ‘우수 조달’ 제품이 됐고, 내년도 예상 매출만 50억원 이상을 바라보는 튼실한 중소기업으로 자리잡았다.

 LED 전구는 복잡한 설계 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방열판 등 다른 부속을 설치하지 못해 발열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고장의 74%가 열 때문에 난다. 이 회사는 열을 밖으로 빼내는 성질을 가진 탄소를 액체화해 LED 전구의 열을 잡았다. 전구 안 부속품에 탄소 액체를 코팅하는 방식이다.

 지방의 중소기업이 대기업 연구소에서나 개발할 법한 이런 신기술을 확보한 비결은 금오공대의 ‘기술 나눔’ 덕분이다. 이 대학 신소재시스템공학부 노재승(48) 교수가 탄소 액체 코팅 기술을 개발해 특허가 있었고 2012년 이 회사에 기술을 전수한 것이다.

 이렇게 금오공대는 2011년부터 4년째 연구 기능이 없는 중소기업에 각종 첨단 기술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금속 표면을 가공한 뒤 씻어내는 세정 기술 등 2011년에만 6건의 첨단 기술을 경북 구미에 소재한 중소기업에 전했다. 2012년에도 13건, 지난해에도 14건을 나눴다. 지난달 27일엔 대학 강당인 청운대에서 69곳 중소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2014년 기술 이전 설명회’를 열었다.

 김영식(56) 금오공대 총장은 “215명의 교수가 곧장 제품 생산이 가능한 830여 건의 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다”며 “연구소를 별도로 운영할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대학이 특허 기술로 보완하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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