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도덕」보다 「행하는 도덕」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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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전통적 윤리규범과 사회규범이 무너지고 이에 대신할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 70년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비례하여 정신적인 성장의 불균형은 도덕적인 혼미와 정신적 지주를 상실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학교교육에서 어느때보다도 인간교육이나 전인교육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도덕교육의 허실은 무엇인가를 음미해 보는것은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앙대학교 홍성윤교수에 의하면 『종래의 도덕교육은 주로 무엇을 가르쳐야할 것인가라는 내용 문제가 주관심이었다면 오늘에 와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것인가에 대한 내용과 방법의 병행적인 연구와 논의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지금과 같은 지식중심적인 교육방법을 탈피하여 태도변화에 중점을 둔 「행하는 도덕」으로 전환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집단교육사태하에서는 교사와 학생간의 언어적 교호작용 형태의 인지 중심적인 수업을 피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상적 윤리·덕목·규범의 제시와 주입에만 덕점을 두는 일반 주지교과와 동일한 형태로 전락되고 마는 것을 묵과할수는 없는 일이다.
오늘날 도덕교육을 염려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도덕」보다 「행하는 도덕」을, 공맹이나 소크라테스의 도덕론을 아는것 보다는 거리의 질서 하나 지킬수 있는 「행동하게 하는」 도덕교육을 기대하고 있을것이다.
도덕교육은 도덕적 행위를 일으키게하는데 1차적 목표를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행동을 뒷받침하고 합리화해 주는 인지적 구조와 가치적 구조가 병행되어야 도덕적 행동이 보다 더 강하게 내면화내지 인격화된다.
따라서 수업의 목표를 보다 구체화·세분화·현실화하여 행동의 목표로 진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수업전개에 있어서는 현실적인 문제와 관련된 사례중심적, 학생참여, 토의를 수업에 병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도덕(윤리)과 교사는 신망과 자격을 갖추어 존경받는 전공자로서 주지주의식 전수를 하거나 과목상치 등으로 형식적인 교육체제 아래에서는 도덕적 태도변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학습활동의 도입단계에서도 학습하려는 행동내용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켜 문제의식을 명확히 하고, 현실 사태에서의 문제점을 구체화·시각화·항목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학습활동에 있어서도 지식전수의 획일적 방법을 탈피하여 극화나 구체적 자료가 학생 스스로 수집되고 활용되는 수업이 전개되어야 한다.
끝으로 가장 중대한 것은 수업전개과정에서 수업목표에 비추어 학습자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평가해 보는 자기분석방법이 적용될때 더욱 효과적인 도덕교육의 내면화가 이뤄질 것이다. 손안당 <인하대 교육대학원 국민윤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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