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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잡히지 않는 사스 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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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확산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광둥(廣東)성과 홍콩.싱가포르가 잠잠해지는 반면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중국 대륙과 대만은 '사스 경보'수위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중국의 사스 감염.의심 환자가 7천명(감염자 4천4백9명, 의심자 2천6백46명)을 넘은 가운데 성(省).시(市) 차원의 방역.격리 조치가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최대 도시 상하이(上海)와 가까운 저장(浙江)성 난징(南京)의 경우 베이징(北京)에서 일했던 노동자가 귀향한 뒤 사스 감염.의심 환자가 9명이나 발생하자 이들과 접촉한 1만여명을 격리 조치하고, 불응시 투옥까지 불사하고 있다.

격리령을 받은 주민은 베이징이 2만여명으로 가장 많고, 내륙 도시인 충칭(重慶)은 3천여명을 격리, 관찰 중이다.

베이징은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문화.오락시설을 폐쇄한 데 이어 대형 백화점을 일시 휴업토록 하고, 대학가이자 정보기술(IT)기업이 몰려 있는 하이뎬(海淀)구에 3만여 경찰 병력을 동원해 사스 환자 색출에 나섰다.

시내 2백20만 가구엔 고열을 체크하기 위해 체온계를 나눠줬다. 상하이에선 사스 감염자와 열차.호텔 등지에서 접촉한 1백여명을 추적 중이며, 지린(吉林).랴오닝(遼寧).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 3성(省)은 23개 열차 노선의 운행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사스 바이러스는 위생 상태가 나쁜 농촌.내륙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 6일 베이징 외곽의 농촌 지역에서 9명의 신규 감염자가 생겼다.

특히 격리령이 내려진 지역에 사는 일부 외지인이 '무조건 귀향'하는 바람에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평가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베이징(北京) 등지에서 사스 확산 시점이 피크를 지났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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