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철강업계 매출목표 일제히 낮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국내 철강 업체들이 최근의 철강경기 침체를 반영해 올 매출 목표를 일제히 낮춰 잡았다.

재고가 넘쳐 업체마다 감산에 들어갔거나, 주요 제품의 가격을 내렸다. 건설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데다가 중국 등에서 값싼 철강제품들이 밀려든 탓이다.

동국제강은 12일 올 매출액 목표를 3조2920억원으로 수정해 발표했다. 1분기 때 세웠던 올 매출 목표를 8.0% 줄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과 일반용 후판 가격을 내린 탓에 매출액 목표를 낮춰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건설 공사에 주로 쓰이는 철근의 올해 목표 판매량도 168만8000t으로 10% 가량 줄여 잡았다.

현대INI스틸 역시 이달 초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올 매출액 목표를 5조3182억원으로 연초 목표액보다 7.5% 낮춰 잡았다. 포스코는 지난달 기업설명회를 통해 올해 매출액 목표를 23조6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애초 목표액보다 1.25% 줄인 금액이다. 동부제강도 연초 세운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달 초 기존 계획보다 1561억원 줄어든 2조5043억원으로 낮췄다.

국내 대표적인 철강업체 5곳 중 현대하이스코만 자동차 수출 호조로 자동차 강판 매출이 기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매출액 목표치 2조8750억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철강업체 최고 경영자들은 잇따라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있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9일 임원회의에서 "외부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더욱 강력한 원가절감 활동을 주문했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도 최근 그룹 경영회의에서 "지난 2~3년 동안의 좋았던 시절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방심하다간 우리도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만큼 주변 환경의 변화는 빠르며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4분기를 기점으로 철강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내수 수요도 늘고 가격도 오름세도 돌아설 것이란 예측이다.

포스리(포스코경영연구소)는 "건설경기가 올 하반기부터 다소 회복되고 있어 철강 내수도 약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협회는 "세계 주요 철강업체들의 감산으로 재고가 줄어들어 국제 철강재 가격이 4분기 이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