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해외주식 투자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서울 답십리에 사는 김모(여.35.자영업)씨는 지난달 21일 5000여만원을 투자해 홍콩H 증시에 상장된 중국인민보험 등 5개 중국 회사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12일 현재 김씨의 평균수익률은 20% 수준. 김씨는 "해외 주식 투자에 자신이 없어 비교적 국내에 많이 알려진 종목을 택했는데 일단은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비교적 기업분석 자료를 구하기 쉬운 미국과 중국 기업의 주식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그래픽 크게 보기>

◆급증하는 해외증시 직접 투자=해외주식 중개 전문업체인 리딩투자증권에 따르면, 2003년 말 1089개였던 이 증권사의 해외증권 계좌수는 8월 현재 5200여개로 5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고객이 맡긴 예탁자산도 26억원에서 600억원으로 20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중국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게 특징이다. 2000년 정점에 올랐던 중국 증시는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올 들어서도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동반 상승했지만 중국은 9%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기업의 실적도 꾸준히 향상되면서 중국 증시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 상승 추세로 전환한 것. 실제로 외국인에게 투자가 개방된 홍콩H.상하이B.선전B 증시는 5, 6월을 전후해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리딩투자증권 마이클 김 마케팅팀장은 "현재 중국 증시 투자자는 전체 해외증시 투자자의 25% 수준"이라며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이는 미국, 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자는 중국 주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투자는 어떻게=국내 증권사에 문의하면 웬만한 국가의 증시에 대한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 외화증권 계좌를 만든 뒤 원화를 입금하면 해당 국가의 통화로 바꿔 주식을 살 수 있다. 다만 국내 주식을 살 때보다 2배 이상의 수수료 부담은 각오해야 한다.

투자시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특히 환율 등락에 따른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환율하락(평가절상)시에는 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투자금액이 많다면 선물환 계약을 통해 환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방법이다. 외환 거래에 따른 수수료도 무시할 액수가 아니기 때문에 잦은 매매보다는 6개월 이상 중장기 투자가 바람직하다. 또 종목과 시황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도 해외 증시에 대한 분석자료를 많이 내고 있어 가급적 찾아서 읽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