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 명씩, 지금까지 2800명 소원 이뤘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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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성취기관인 메이크어위시재단은 전 세계 36개국에 지부(일정 지역의 사무를 맡아보는 곳)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엔 2002년에 지부가 설립돼 매년 약 350명의 소원을 들어주고 있어요. 한국 메이크어위시재단을 이끌고 있는 손병옥 이사장을 소중 학생기자가 만났습니다. 10년 넘게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며 희망을 나눈 이야기를 듣고, 독자들이 어떻게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정리=김록환 기자 , 취재=이민형(서울 잠신초 5) 학생기자, 사진=우상조 인턴기자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을 찾아간 이민형 학생기자가 손병옥 이사장을 만났다. 손 이사장은 “진정성 있는 작은 선행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이 탄생한 동기가 있나요.

“제가 처음 메이크어위시재단을 알게 된 것은 2001년 여름이었습니다. 당시 광주광역시에 살던 한 소녀가 백혈병을 앓고 있었는데, 미국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다는 소원을 갖고 있었죠. 하지만 우리나라엔 재단이 없어서 어려운 상황이었고, 다행히 일본메이크어위시재단을 후원하던 한 기업의 도움으로 소원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난치병 어린이들에게도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재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많은 분들과 함께 노력한 끝에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이 탄생했어요. 제 삶에 있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재단의 설립과 활동을 도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소원을 이뤄준다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단순히 소원을 이뤄주는 것뿐이라면 어렵지 않겠죠. 소원 성취를 통해 난치병 환아가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생애 최고의 감동을 선물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워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덕분에 소원 성취라는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가능한 빠르게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매일 수많은 친구들의 소원을 듣고, 기획하고, 이뤄주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친구들이 소원이 성취되길 기다리고 있어요.”

―현재까지 몇 명의 어린이들 소원이 이뤄졌나요.

“2002년 재단이 설립된 후 이듬해 1월에 첫 번째 소원을 성취하는 위시데이 행사가 열렸어요. 지금은 연간 1500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매일 한 명씩 소원을 이뤄주고 있죠. 지금까지 약 2800명의 어린이들이 소원을 성취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소원이 있나요.

“골육종이라는 병을 앓고 있던 13살 여자아이의 소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소원 성취 기회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한 친구였어요. 아프리카에 깨끗한 물이 없어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물을 선물하고 싶다는 소원이었죠. 저희는 탄자니아에 ‘한나의 우물’이라는 우물을 만들어 선물했고, 그 지역 500명 주민들의 식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예쁜 마음에 감동을 받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앞으로도 소원성취기관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신가요.

“어린이들에게 소원성취를 통한 삶의 희망과 용기를 선물하고 병과 싸워 이겨내는 기적을 만드는 것이 우리 재단의 임무입니다. 오랜 투병 생활에 지친 친구들이 소원성취로 인생의 전환점을 찾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요. 나눔은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는 활동입니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죠. 소중 독자 여러분들도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손병옥 이사장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메이슨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체이스맨해튼은행과 홍콩상하이은행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하며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난치병 환아의 소원 성취 도우려면
투병 생활에 지친 친구들 위해 곱게 접은 소원별 선물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정기 봉사팀, 프로젝트 봉사팀(일반인·직장인), 위시엔젤 봉사팀(대학생), 기업 봉사팀 등의 봉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 학생 봉사팀은 따로 없는데, 재단이 대상으로 하는 만 3세~18세 난치병 환아들이 또래의 건강한 친구들을 만났을 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배려하기 위해서다.

대신 초·중·고 학생들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바자회나 캠페인을 기획해 모금 활동을 한 뒤 후원금을 재단에 기부하는 방법이다. 학교 차원에서 하는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해 소원 성취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봉사팀이 난치병 환아를 방문할 때 주는 선물 중 하나인 ‘소원별 종이접기 봉사활동’에 참여해, 소원별을 접어 재단에 전달하는 것이다. 모금 활동이나 소원별 봉사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 홈페이지(www.wish.or.kr)를 참고하거나 전화(02-3453-0318)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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