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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서울·경기도 교육감, 학력 추락 심각하게 고민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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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교육부가 어제 발표한 전국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서울·경기의 학력이 바닥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2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6.6%)과 경기(5.5%)였다. 학교 수가 적어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 힘든 세종시를 제외하면 16개 시·도 중 최하위는 서울과 경기였다. 기초학력 미달이란 수업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을 말한다.

 서울·경기의 학력 추락은 2012년 이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3과 고2 모두 3년 동안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서울·경기 고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어나는 배경엔 질 낮은 일반계 고교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외국어고나 국제고 등 특목고에선 단 한 명도 기초학력 미달자가 없었으나 교육부가 어제 인터넷으로 공개한 서울 금천구의 한 일반계 고교의 영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4%로 조사됐다.

 서울·경기 외에도 전북(5.0%)·강원(4.9%)·전남(4.4%) 등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지역은 친전교조 교육감이 학업성취도 평가를 일제고사라고 부르며 경시했던 곳이다. 또한 무상급식을 한다는 미명하에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사업 예산을 삭감한 곳이기도 하다. 이들 교육감은 학생 인권이나 보편적 복지를 신줏단지 모시듯 소중히 여기면서도 정작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아이들을 방치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

 서울·경기교육감을 포함해 친전교조 교육감들의 학력 경시는 이처럼 학력 추락이란 성적표로 돌아왔다. 최소한 학생들이 학년 수준에 맞는 학력을 유지하게 하는 일도 교육감이 해야 할 주요한 업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교육감은 이번 결과에 대해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최소한 학교로 하여금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방과후에 남겨서라도 학력을 끌어올리도록 독려해야 마땅하다. 단 한 명의 아이라도 굶는 걸 안타까워한다면 단 한 명의 아이라도 수업에서 방치되는 걸 수치로 여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