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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근대서양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저명화가15인의 작품28점이 신세계미술관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10월10일까지)
19세기말에서 20세기에 들어 파리를 무대로 활약한「마르크·샤갈」 「마리·로랑생」 「조르지·루오」 「라울.·뒤피」「아메데오·모딜리아니」 「알베르·마르케」 「모아스·키슬리니」 「앙리·마티스」 「앙드레·드랙니」 「오귀스트·르느와르」「닉케스·반·동겐」「츠그하루·후지타」 「모리스·위트릴로」 「모리스·드·블라맹크」 「코스티아·테레스코비치」가 출품작가의 면면들로 이들중 「샤갈」을 제외하고는 모두 작고했다.
전시장 입구 왼쪽 벽면에 걸려있는 「루오」(1871∼1958)의 『자화상』은 3호정도의 소품이지만 힘찬 터치와 중우한 분위기로 그의 특질을 잘 나타내고 있다.
비스듬히 포즈를 취한 이 인물상은 「루오」특유의 검은 선으로 강하게 윤곽을 둘러 내밀한 정신성을 더욱 짙게 드러낸 작품이다.
「블라맹크」(1876∼1958)의『노르망디의 교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중의 하나.
폭풍이 금세라도 몰아칠듯 검푸른 어둠이 밀려오는 하늘을 배경으로 황토길 왼편에 자리한 검은 지붕의 교회를 그린 것으로 스산한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표출해 내고 있다.
목이 긴 여인상으로 우리에게 친숙한「모딜리아니」(l884∼1920)의 오리지널을 만나는 것도 반가운 일.
1916∼17년에 제작된『목걸이를 한 부인』이 전시되고 있는데 이 우수가 담긴 젊은 부인의 초상은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이라 노래했던 노천명의 싯귀를 연상케한다.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를 주도했던 「드랭」(1880∼1954)의 작품도 눈길을 끄는데 서양배 3개를 그린 정물화 『서양배』는 특이한 배열, 즉흥적이고 활달한 붓놀림, 중간 색조의 세련된 조화로 「드랭」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나체화로 잘 알려진 「르느와르」(1841∼l919)가 1910년에 제작한 『화병의 꽃』 은 그의 풍성한 색채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으며, 「피카소」와 쌍벽을 이루는 금세기 최고의 화가「샤갈」의 『바이얼린을 켜는 사람과 연인』(1978년작) 역시 그의 환상적인 작품을 만끽하게 하는 진수급작품이다.
각기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어울려 있는 작품들을 통해 성숙된 예술이란 어떤 것인가를 다시 생각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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