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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철판 없어 작업중단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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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포항지부 등 소속 조합원들이 6일 현재 화물차량 운행을 닷새째 중단하자 일부 업체가 가동을 중단하는 등 피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포항.창원.당진 현장=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 4백여명은 6일 포스코의 정문 등 출입문을 봉쇄한 채 밤을 새웠다.

이들은 철강제품을 실은 차량들이 공장 밖으로 나갈 것을 우려해 포스코 정문과 1, 2, 3문을 대형 트레일러 10여대로 가로막은 채 교대로 감시를 했다. 그러나 도로는 점거하지 않아 6차로의 철강공단 간선도로는 막히지 않았다.

포스코 등 철강업체의 운송 계약사와 화물연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협상에 나서 차주들의 요구에 일부 합의했다.

운송 계약사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철강회사나 운송사들이 화물차주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매일 배차 현황을 공개하는 동시에 불공정한 화물 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양측은 7일 오전 다시 만나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운송료 인상 등 근본적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이날 7개 중대 7백여명의 병력을 현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화물차주들이 도로를 점거하거나 폭력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이지 않아 대치하는 국면이 지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아직 강제 해산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추이를 지켜 보겠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과 마산, 충남 당진에서도 화물연대 소속 회원들이 한국철강.한보철강 앞에서 철강제품 반출입을 막는 등 시위를 벌였다.

◆피해 상황=현대 미포조선은 포항 철강공단으로부터의 철판 반입이 막혀 조선 과정의 첫 단계인 철판 자르는 공정이 6일부터 중단됐다.

현대 미포조선 관계자는 "물류단지를 지리적으로 가까운 포항에 두고서 재고를 최소화하는 정책을 취해 와 재고가 바닥났다"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경우 하루 평균 출하하는 3만2천t의 철강재 가운데 9천t은 자체 부두와 기차역을 이용해 해상.철도로 운송하고 있으나 나머지 2만3천t은 발이 묶인 상태다.

동국제강은 하루 6천t, INI스틸도 9천t이 출하되지 못하고 재고로 쌓여가고 있다. 포스코는 하루 약 1백억원, INI스틸 44억원, 동국제강 24억원 등 포항철강 공단에서만 하루 2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과 환영철강이 5일부터 철근 출하를 중단한 데 이어 한보철강도 6일 오전부터 공급을 멈췄다.

이에 따라 파업이 다음주까지 이어지면 철근 품귀현상과 가격 폭등으로 건설업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보름 정도의 자동차용 강판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파업이 다음주까지 계속될 경우 조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영렬 기자,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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