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10세 소녀, 뉴욕시티발레단 주인공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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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계 10세 소녀가 뉴욕시티발레단의 대표 공연인 ‘호두까기 인형’의 주인공 마리 역에 발탁됐다. 아시아계가 마리 역을 하는 건 이 발레단 사상 처음이다. 뉴욕시티발레단은 24일(현지시간) 마리 역에 임수정(사진)양을 캐스팅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계 어머니와 중국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임양은 두 살 때 발레를 처음 접했다. 현재 아메리칸 발레스쿨 소속 유망주다. ‘호두까기 인형’ 무대엔 2012년부터 조연으로 출연했다. 국내외 발레단에서 ‘호두까기 인형’ 마리 역을 맡은 무용수는 나중에 스타덤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호두까기 인형’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 및 연말을 장식하는 레퍼토리다. 주인공 마리가 크리스마스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으면서 벌어지는 판타지를 그렸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따라 여러 안무 버전이 있지만 뉴욕시티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특별하다. 이 버전을 안무한 조지 발란신(1904~83)이 설립한 곳이 뉴욕시티발레단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출신 안무가인 발란신은 1930년대 당시 발레의 불모지였던 미국으로 건너와 48년 뉴욕시티발레단을 설립했고 이후 독창적인 안무 작품을 선보이며 발레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웠다. 이 발레단이 54년 2월 초연한 발란신의 ‘호두까기 인형’은 매년 10만 명 이상이 관람한다.

 임양은 이달 28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에서 무대에 선다. A·B조 중에서도 뉴욕시티발레단의 스타 무용수들이 속한 A조에 출연해 개막 공연부터 모두 26회 무대에 오른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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