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3515》<제78화>YWCA 60년(7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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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팔도강산 바자
바자는 돈을 만드는 수단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누구에게 구구한 소리 하지 않고 모금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연중 쉬지않고 하는 것이라면 상행위이니 정식으로 등록해야할 것이고 자원봉사단체인 YWCA 같은 기관이 그런 일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자는 자선활동을 하기 위해 모금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나 이틀정도 짧은 기일동안만 하게 되어 있다.
또하나 잇점은 회원들이 무료봉사로 판매하기 때문에 서로의 친목과 협력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다음은 돈으로 돕지 못해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내놓아 도울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꼽힌다.
요즘은 많은 여성단체들이 다투어 바자를 하고 있으며 그 내용도 다양하다. 동창회·여성단체는 거의 적어도 1년에 한번씩 하고 있다. 특징있는 것으로 주부클럽연합회의 가을 젓갈 바자와 봄메주 바자를 상당히 많은 주부들이 이용하고 있다. 해군부인회의 젓갈 바자는 상당히 오래된 것이고 인기가 있어서 첫새벽에 가야 물건이 있지 좀 늦으면 살 수가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여성단체나 동창회들이 하는 바자는 메이커들과 계약을 하고 직접 생산자들이 물건을 가지고 와서 판매하는 일이 많다.
소매보다 좀 싸고 도매보다는 좀비싼 가격으로 팔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싼맛에 오게 된다.
한국YWCA는 57년 바자를 시작한 이후 거의 매년 해왔으며 이제 각지방Y가 각기 바자를하여 프로그램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6년전부터 연합회의 국제친선부가 주최하여 「팔도강산 바자」 라고 하는 이색적인 바자를 시작했다. 처음 2년동안 국제친선부가 주관을 했고 3년째부터 지역위원회가 주관하여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이것이 시작된 목적은 각지방Y가 각자 그 지방의 특색있는 물건을 서울에 가져와서 하루의 바자를 하여 수입도 올려 재정에 다소 도움이 되는 동시에 같이 모여 일하는데서 서로를 알고 서로의 특징있는 생산품을 소개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팔도강산 바자」라고 이름을 붙이게 된것도 전국을 총망라한 행사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첫해에 의외로 호응도 좋아 각지방Y도 계속하자고 했다. 그러나 첫해에는 경험부족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지방Y들이 몇군데 있었다. 그러나 「팔도강산바자」 는 일상용품으로 산지에서 직접 가져다 파는 잇점이 있고 물건이 확실하기 때문에 2, 3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일반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게 되었다.
특히 몇가지 품목에 있어서는 특징을 지어주는 것들로 되어 있다. 광주의 영광굴비는 산지에서 직접 구입해 온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대개5월에 바자가 있어 굴비천하기도 해서 인기가 있다. 항상 모자라 해마다 수를 늘리는데도 못미치는 형편이다. 인천Y가 가져오는 강화돗자리 역시 강화에서 직접 가져오기 때문에 물건이 확실하면서 가격에 있어서도 서울 어느 시장보다 저렴하다는 정평이다. 그외에 건어물·해물·죽제품등은 중복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사전에 조정을 한다.
때로는 회원들이 손수 만든 깻가루·미싯가루등도 있어 역시 인기품목이다. 재미있는 것으로는 원주Y가 가져오는 막장이다.
물건의 종류야 어찌했든 이 행사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으로 지방Y는 자기네 재정에 다소의 보탬이 있고 서울의 알뜰 주부들에게는 팔도의 특산물을 한자리에서 직접 보고 확실한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을 받아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렇게 다 함께 1년에 한번 「팔도강산 바자」외에도 각지방Y는 거의 재정을 돕기 위해 「장날」이라는 이름, 또는「알뜰 코너」라는 이름의 바자를 갖는다. 때로는 물물교환의 센터도 되고 언제나 이런 일을 할 때면 임원이나 위원들의 희생적인 봉사 (시간·돈·노력을 다 내놓아야 하는) 와 협동정신을 십분 발휘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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