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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헤드윅 출연 오만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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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장강의 앞물결도 뒷물결에 밀린다고 했던가. 요즘 "조드윅(조승우) 보러 갔다가 오드윅(오만석) 팬이 된다"는 말이 떠돈다. 배우 오만석에게 보내는 찬사 중 하나다.

올 상반기 성전환수술에 실패한 록가수 이야기로 크게 히트한 뮤지컬 '헤드윅' 에서 그는 조승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강인하면서 우울하고, 웃고 있지만 가슴은 우는 그의 연기에 팬들은 환호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속된 말로 '지랄을 떤다'고 해야 하나, 연습 때 이것저것 많이 실험해 보면 해답이 나와요."

그는 올 상반기를 정신없이 보냈다. '사랑은 비를 타고'와 '헤드윅'에 이어 최근엔 '암살자들'을 끝냈다. 하반기도 바쁘기는 마찬가지. 9월부터는 11월 개막하는 창작 뮤지컬 '겨울나그네' 연습에 들어가고 10월에는 '헤드윅' 지방 공연을 간다.

뮤지컬 일정만으로도 빡빡한 그가 또 일을 벌였다. '제5공화국' 이후 방영될 MBC 사극 '신돈'에서 고려 말 승려 신돈을 보필하다 배신하는 원현스님 역을 맡은 것.

"'이제 더 이상 보여줄 게 없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더욱 긴장하게 돼요. 작품이 너무 좋고 도전하고 싶은데 가만 있을 순 없잖아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아직 마이너리그인 뮤지컬계를 떠나 메이저리그인 방송.영화계로 '튀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여기에 대해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스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탈 장르'를 하고 싶은 겁니다. 저는 무대 위에서 숨쉬는 배우입니다. 연극도, 뮤지컬도, 드라마도, 심지어 무용도 가리지 않습니다."

"욕도 먹고 칭찬도 받는 질긴 배우"가 목표라는 그의 말투에선 스타의 화려함보다 배우로서의 욕심이 진하게 묻어났다.

글=박지영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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