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의 소곤소곤 연예가] 어머나! 장윤정 시집가고 싶다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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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연예가에선 속담과 달리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기도 한다. 얼마 전 '트로트 계의 보아'라 불리는 가수 장윤정이 한 아이를 둔 엄마라는 뜬금없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졌다. 알고 보니 그 불씨는 1987년 미스코리아 진 장윤정과 이름이 같아 생긴 웃지 못할 오해였던 것.

"그렇지 않아도 요즘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소문이 다 나네요. 원래 제 꿈이 현모양처잖아요. 결혼하면 아이는 딱 4명만 갖고 싶어요."

최근 '현모양처가 될 것 같은 여자 연예인'에 당당히 2위로 뽑혔다며 해맑게 웃는 그녀. 하지만 미혼 남성이 뽑은 '휴가 같이 가고 싶은 여자 연예인' 순위에선 자신의 이름을 눈 씻고 찾아도 없고, 다만 기혼 남들의 선호리스트에만 4위에 올랐다며 살짝 씁쓸해 했다. 요즘 손잡고 걸어가는 길 위의 연인들이나 유모차 끌고 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몹시 흔들린다는 그녀의 나이는 방년 스물여섯.

"친한 친구들이 벌써 결혼을 많이 했어요. 세 살 된 아기를 둔 친구도 있는걸요. 남아 있는 친구들도 슬슬 시집가려는지 축가 부탁도 많이 오네요."

그러고 보니 결혼식 축가가 굳이 서정적인 발라드나 경건한 성악일 이유는 없지 않은가. 문득 그녀가 부르는 트로트 풍의 축가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두 달 전 축가 부탁을 받았는데 저의 데뷔곡 '어머나'를 꼭 불러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고요. 신부가 중국 사람인데 중국에서 하객들이 많이 온대요. 중국에서도 제 노래가 인기라나요?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댄서 4명까지 대동해 갔죠."

대부분의 결혼식에서 축가 부르는 순간에는 엄숙한 분위기를 넘어 약간은 어색도 하건만 장윤정 식 축가는 마치 칠순잔치를 방불케 할 만큼 흥에 겨웠다고. 이날 신부는 눈물을 훔치는 대신 함께 손뼉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유쾌하고 신나는 예식이 되었다. 물론 앙코르도 이어졌다.

"원래 결혼식 축가는 1번이 불문율인데 트로트로 시작을 하면 그게 안돼요. 그런데 이번 노래 '짠짜라'는 마지막에 '안녕 내 사랑'이란 가사가 걸려서 못하고 대신 진짜 축가답게 잔잔한 팝송을 부르죠. 바로 캐리앤론의 'I.O.U'요."

언제,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만나서 3년 동안 열렬히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이 꿈이라는 준비된, 준비하는 1등 신붓감 장윤정. 떡 벌어진 요리상은 못 차려도 갖은 밑반찬과 찌개만큼은 뚝딱 끓여낼 수 있다는 그녀가 과연 4명의 아이를 잠재울 때 부를 '트로트 자장가'는 어떨지 …. 이젠 소문이 아닌 사실에 근거한 결혼소식을 기대해본다.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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