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인 리치 의원은 북한인권법 공동발의자다. 또 북한인권법과 민주주의 증진법 공동 발의자인 랜토스 의원은 민주당 내 북한통이다. 그는 1월에도 평양을 방문했다. 특히 랜토스 의원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가까운 사이다. 라이스 장관은 6월 희귀 질환을 앓는 랜토스의 손녀를 위해 콘서트를 열고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두 의원은 북한이 거부반응을 보여온 법안을 발의했지만 그동안 북한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해 왔다. 특히 리치 의원은 지난달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권대회에서 "대북 군사행동은 가장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이 두 의원을 평양으로 초청한 것은 워싱턴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기 위한 의도로 관측된다. 앞서 북한은 1월 평양을 방문한 커트 웰든 하원의원과 랜토스 의원을 통해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면 우리도 반미를 버릴 용의가 있다. 핵무기도 포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은 6월부터 미국의 언론인, 정치인, 전직 관리를 잇따라 초청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의 창업자인 아서 설즈버거 2세가 지난달 10일 방북한 데 이어 CNN 창립자인 테드 터너 전 회장도 8월 중순 CNN 취재단을 이끌고 방북한다. 또 주한 미국대사 출신인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도 13일 방북한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케네스 퀴노네스는 "북한이 미국 언론인을 초청하는 이유는 미국민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북한이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미 의회를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