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훈련은 속공을 위한 달리기와 골 밑에서의 발놀림 등으로 이뤄졌다. 평범한 내용. 그런데 이호근 코치는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선수들이 빨려 들어간다"고 표현했다. 가드 최명도도 같은 의견이었다. "카리스마가 있다"고 했다.
전자랜드를 맡음으로써 험프리스 감독은 한국 농구의 세 번째 문턱을 넘었다.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과 함께 외국인 선수를 받아들여 첫 문턱을 내렸고, 지난 시즌부터 그들을 자유 선발함으로써 두 번째 문턱도 없앴다.
국내 지도자들이 감독 자리를 독점하던 시대는 끝났다. 험프리스가 성공하면, 외국인 감독 바람이 불 수도 있다. 지난 시즌 꼴찌를 한 전자랜드가 플레이오프에만 진출해도 험프리스는 '합격' 통지를 받을 것이다.
험프리스 감독도 이 점을 의식하고 있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 영역을 개척하고 싶다"고 했다. '새 영역'이 개척되면 그곳으로 제2, 제3의 험프리스가 올 것이다. 험프리스의 2005~2006시즌은 주목할 만하다.
험프리스 감독은 콜로라도대를 졸업하고 NBA(미국프로농구)팀인 피닉스 선스.밀워키 벅스.유타 재즈 등에서 뛰었다. 은퇴 뒤 콜로라도대와 중국 지린 타이거스 감독을 맡았다. 2002년부터 세 시즌 동안 TG삼보 코치로 일했고 지난 6월 2일 2년간 연봉 17만 달러(약 1억7000만원)에 전자랜드와 감독 계약을 했다.
부천=허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