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다른데" 프로농구 첫 외인 감독 험프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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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 프로농구의 개척자가 될 것인가. 프로농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부천 전자랜드의 제이 험프리스(43.사진) 감독이 3일 훈련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튿날 호루라기를 물었다. 잘해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선수들에게 '단결'을 요구했고, "웃으며 해내자"고 당부했다.

첫날 훈련은 속공을 위한 달리기와 골 밑에서의 발놀림 등으로 이뤄졌다. 평범한 내용. 그런데 이호근 코치는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선수들이 빨려 들어간다"고 표현했다. 가드 최명도도 같은 의견이었다. "카리스마가 있다"고 했다.

전자랜드를 맡음으로써 험프리스 감독은 한국 농구의 세 번째 문턱을 넘었다.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과 함께 외국인 선수를 받아들여 첫 문턱을 내렸고, 지난 시즌부터 그들을 자유 선발함으로써 두 번째 문턱도 없앴다.

국내 지도자들이 감독 자리를 독점하던 시대는 끝났다. 험프리스가 성공하면, 외국인 감독 바람이 불 수도 있다. 지난 시즌 꼴찌를 한 전자랜드가 플레이오프에만 진출해도 험프리스는 '합격' 통지를 받을 것이다.

험프리스 감독도 이 점을 의식하고 있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 영역을 개척하고 싶다"고 했다. '새 영역'이 개척되면 그곳으로 제2, 제3의 험프리스가 올 것이다. 험프리스의 2005~2006시즌은 주목할 만하다.

험프리스 감독은 콜로라도대를 졸업하고 NBA(미국프로농구)팀인 피닉스 선스.밀워키 벅스.유타 재즈 등에서 뛰었다. 은퇴 뒤 콜로라도대와 중국 지린 타이거스 감독을 맡았다. 2002년부터 세 시즌 동안 TG삼보 코치로 일했고 지난 6월 2일 2년간 연봉 17만 달러(약 1억7000만원)에 전자랜드와 감독 계약을 했다.

부천=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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