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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여승무원 잇단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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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6일 새벽 귀가 도중 집 앞에서 실종된 항공사 여승무원 최모(25)씨가 엿새 만인 21일 오전 10시15분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갈현동 성남~광주 3번 국도 늘봄삼거리 옆 모래 제설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실종 당시 입었던 검은색 카디건과 청바지 차림으로 웅크린 채 숨져 있었고 이름이 새겨진 금목걸이도 차고 있었으나 지갑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흔적은 없으나 목 주변에 손으로 졸린 것으로 보이는 피멍 자국이 남아 있는 것으로 미뤄 살해된 뒤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실종 당일인 16일 오전 6시40분쯤 성남시 중원구 신구전문대 인근 현금인출기에서 최씨의 신용카드로 101만원이 인출된 데 이어 17일 안산선 전철 중앙역과 20일 경부고속도로 죽전 휴게소 등 다섯 곳에서 모두 20여 차례에 걸쳐 800여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현금인출기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서 감색 운동복 차림에 모자와 마스크를 쓴 키 1m75㎝의 남자가 최씨의 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장면을 확인하고 신원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씨는 실종 전날 밤인 15일 오후 11시30분쯤 분당 서현역 인근 호프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집으로 "늦게 귀가하겠다"고 전화한 뒤 16일 오전 1시20분쯤 택시를 타고 집 앞 건널목에서 내린 이후 연락이 끊겼다.

또 경남 진해경찰서는 21일 귀가 중인 항공사 여승무원을 살해하고 현금을 빼앗는 등 상습 강도짓을 해 온 혐의(강도살인 등)로 김모(31.부산시 북구 만덕동)씨 등 3명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이들은 12일 오전 1시40분쯤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 주택가에서 귀가하던 모 항공사 승무원 정모(27)씨의 머리를 흉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소지품을 뒤져 현금과 미화.휴대전화 등 77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다.

이들은 또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김해와 양산.사천 등지에서 차 배달을 시킨 뒤 배달 나온 다방종업원을 협박해 여섯 차례에 걸쳐 18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성남=엄태민, 진해=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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