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국내 독서문화 수준 높이는 기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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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도서관협회가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환갑의 도서관협회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한상완(64)연세대 부총장이다. 그는 5월 국제도서관협회연맹 이사, 7월엔 한국도서관협회장에 선임됐다.

그가 최근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일은 내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의 성공적 개최다. 서울 대회를 통해 뒤떨어진 국내 도서관 현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대안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마음에서다.

이 대회는 150여 개국에서 5000명 이상의 도서관 관계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며, 도서관 관련 세계 최대 행사로 국내에서는 처음 열린다.

그는 1999년 대회의 서울 유치가 확정된 뒤 러시아.중국.미국 등 세계 각국을 돌며 서울대회 알리기에 열심이다. 국제연맹으로부터 "한국처럼 대회 개최에 적극적인 나라는 처음"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라고 한다.

그는 "국내 도서관 현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크게 미달하는데다 관련 학문까지 평가절하 받고 있는 현실이 가슴 아파 이번 대회에 매달리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도서관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수험생들의 공부방 역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도서관에 관심을 가져왔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등록된 3000권의 책 가운데 2000권을 읽어냈다. 고등학교 때 사서반장으로 활동했고 대학에서의 전공도 도서관학을 택했다.

국제경제연구원(현 산업연구원) 정보실장으로 일하던 76년에는 국내 최초로 도서관 전산화를 이뤄냈다. 99년에는 '학교도서관 살리기 국민연대'를 조직, 교육부로부터 '학교도서관 만들기 5개년 계획'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학창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들은 제 삶의 토양이 됐습니다.학교나 지역 도서관이 잘 정비돼 있다면 아이들이 학원으로 내몰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서관을 21세기 지식정보 사회를 이끄는 엔진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글=왕희수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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