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폐의 방어기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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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폐는 생명의 열쇠을 쥐고 있는 기관이면서도 우리의 의사로는 전혀 어쩔 수 없는 심장이나 위장·간장등과는 달리 인간의 의지에 따라 숨을 멈추는등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한 기관이다.
폐의 기능은 물론 산소의 공급과 탄산가스의 배출이다. 그러나 자기방어기능이라는 폐의 보조기능도 무시 할 수 없는 중요 기능이다.
폐의 운동은 뇌 속의 호흡중추가 담당한다. 그렇다고 운동신경이 폐에 달려있어 이것으로 폐의 운동을 하는것이 아니고 혈액중의 탄산가스의 양이 늘어나면 호흡중추가 자극 받아 자율신경이 흉곽을 조절함으로써 호흡의 완급을 조절하게 된다.
호흡중추는 탄산가스양에 의해서만 호흡조절을 하는것이 아니라 슬픔과 기쁨등을 관장하는 간뇌의 영향도 받는다.
이런 영향때문에 때로는 한숨·흐느낌·웃음등 특수한 형태의 호흡을 하는 것이 인간이 다.
깨끗한 공기는 1입방m에 세균의 수가 12개미만(해양과 산간에서는 0)이지만 대도시의 공기는 바이러스·박테리아·유해가스등으로 충만되어있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폐의 자체방어기능이 없었다면 대기오염이 이처럼 심한 현대인들은 모두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흡기의 세균이나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중요기관은 우선 코다. 코속의 털과 점액이 유해한 침입자들의 대부분을 검거, 코라는 점액을 통해 밖으로 내보낸다.
코가 나빠 입으로 호흡하는 사람둘에게서 편도선염등 염층이 잦은 이유는 침입자를 잡지못하는데 기인한다.
일단 코에서 잡히지 않는 침입자라도 기관에서 세기관지 사이에 깔려있는 섬모와 점액에 의해 잡히게 된다. 섬모는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미세한 털이지만 바람에 물결치는 벼이삭처럼 1분에 2백 50회정도로 항시 입쪽을 향해 운동하고 있다.
이 섬모 운동때문에 섬모위 점막에 잡힌 침입자들은 입쪽으로 밀려나가면서 침·기침등을 통해 대기중으로 쫓겨난다. 섬모에 깔려 세균을 잡는 점막은 20분마다 입쪽으로 밀려가면서 새로운 점막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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