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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맡으며, 홍차 맛 즐기며 … 브런치 카페의 여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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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30, 40대 주부들 사이에서는 ‘커피 한잔 할까?’보다 ‘브런치 할까?’란 대화를 더 자주 사용한다.

최근 불당동 카페거리를 중심으로 브런치 카페가 커피숍 수만큼 급격히 늘어났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들은 우아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과 차를 즐기는 프리미엄 미식문화에 관심을 갖는다. 때로는 영국황실의 귀족처럼, 때로는 로맨틱한 동화 속 주인공처럼 브런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보기 드문 이색 카페 두 곳을 소개한다.

색색의 꽃들로 둘러싸인 식탁 위에 소시지와 치즈로 만든 브런치 요리가 놓여 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향긋한 꽃향기가 가득하다. 동화 속 비밀의 화원 같은 이곳은 자매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플라워 카페 ‘퍼니비’다.

 북유럽풍의 가구와 패브릭 소파가 아늑해 보이고 테이블마다 다른 컨셉트의 생화들이 놓여 있다. 한쪽은 화원을 방불케 하는 갖가지 싱싱한 생화들이 즐비하다.

 플로리스트인 동생 최은희(37)씨가 꽃 스타일링을 맡고, 언니 최은미(42)씨가 요리를 담당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꽃이나 식물 가꾸기를 좋아했어요. 좋아하다 보니 본격적으로 플로리스트 공부를 시작했고, 카페와 접목시켰어요.”

 3년 전 오픈한 이곳은 브런치를 즐기러 오는 사람 외에도 꽃을 사러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결혼식이나 기념일과 같이 누군가를 축하하는 날에 꽃다발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특별한 날 외에 꽃을 선물받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꽃을 사러 오는 주부들의 표정에서 설렘이 묻어 있다.

이재연(41·여)씨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점심시간에 가볍게 지인들과 브런치를 먹고 나면 꼭 한 송이라도 꽃을 사가는 편이에요. 꽃을 보면 마음의 힐링이 된다고 할까? 기분이 좋아져요”라고 말한다.

새벽시장서 고른 싱싱한 꽃 가득

저마다 취향에 맞게 각양각색의 꽃을 스타일링해 손님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완성된 꽃다발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조화롭게 꽃꽂이를 해볼 수 있는 플라워 레슨을 함께 시작했다.

꽃 스타일링은 일부 전문가들의 영역으로만 생각하던 과거와 달리 자신이 직접 스타일링해 꽃다발을 완성하는 과정을 즐기는 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브런치와 간단한 한식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쿠킹 클래스도 함께 운영하며 지역 내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자매가 각자 다른 일을 하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면서 의기투합해 만든 카페다. 3년 전 불당동 카페거리가 활성화되기 전 카페를 열어 지금은 입소문을 타고 2호점까지 확장했다.

 플라워 카페는 특성상 매일 싱싱한 꽃을 공수해야 한다. 벌써 3년째 매일 새벽 양재꽃시장을 찾는다는 은희씨는 “새벽잠을 포기한 지는 이미 오래됐어요. 일찍 시장에 와야 좋은 꽃을 만날 수 있죠. 꽃시장 끝에서부터 끝까지 모두 발품을 판 다음 그날 들어온 가장 싱싱하고 상품성이 좋은 꽃만 엄선해 구입해요”라며 밝게 웃었다.

 플라워 레슨을 위해 지금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는 은희씨의 웃는 얼굴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오늘의 브런치’ 대표 메뉴는 매일 다른 레시피를 제공한다. 미니 꽃다발과 함께 제공되는 커피가 있다. 그 외 리코타치즈 샐러드와 새우 커리는 이 가게만의 별미다. 직접 만든 수제 소시지와 치즈는 음식에 풍미를 더한다. 동생은 꽃을 스타일링하고 언니는 요리를 하며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자매는 카페를 운영하며 더 돈독해졌다고 한다.

 “꽃을 사가는 손님들이 꽃을 보면 힐링이 된다고들 하세요. 꽃향기에 취해, 커피 향에 취해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돌아가시는 손님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 저희가 힐링이 되죠.” 은미씨의 말이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968(불당점)

041-553-7234

▶충남 아산시 탕정면 명암리 952-7(탕정점)

041-544-1139

▶오늘의 브런치 (am11:30~pm3:00 1만5000원)

※ 꽃바구니와 꽃다발은 이틀 전 주문하면 자신만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춰 디자인해 준다.

‘애프터눈 티’ 세트와 불고기베이크 브런치 요리가 식탁을 장식하고 있다.

최근 ‘애프터눈 티’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애프터눈 티는 오후 3~4시쯤 빵과 케이크, 쿠키를 차와 함께 곁들여 먹는 문화로 19세기 영국 귀부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즐겨 먹었을 것 같은 이 생소한 형태의 음식들을 카페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특급호텔에서나 먹었던 ‘애프터눈 티 세트’가 대중화에 나선 셈이다. 가게 상호부터 남다른 이곳은 천안에서 유일한 홍차전문점이다.

언니 이우섭(43), 동생 이승진(41) 자매가 운영하는 카페다. 이승진씨는 5년 전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제과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나카무라아카데미 제과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대학에서 차문화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수십 종 홍차의 향 맡아 보고 주문

승진씨는 “초콜릿과 제과 공부를 하면서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홍차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어요. 홍차야말로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골라 마셔야 해요. 실제 영국에서는 자신의 개성에 따라 차를 선택하고 마셔요”라고 했다.

 영국 홍차는 브랜드도 다양하고 종류도 무수히 많아 처음 접한 이에게는 선택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시향 키트를 준비해 손님이 직접 홍차의 향을 맡고 차를 주문할 수 있다.

 3단 트레이에 올려 나오는 갖가지 다양한 음식은 그 모양부터 시각을 자극한다. 맨 아래는 허기를 달래줄 수 있는 샌드위치와 빵 종류, 가운데는 스콘이나 케이크, 가장 위에는 달콤한 과자, 마카롱, 초콜릿이 놓여 있다.

 아래쪽부터 먹기 시작해 맨 위 접시에 놓인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제과와 초콜릿 부문에서 각종 수상경력이 화려한 승진씨는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든다. 하나부터 열까지 사온 음식을 일절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그녀는 매일 좋은 재료로 소량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음식들이라 대량으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 메뉴로는 찻잎에 과일이나 꽃 향을 입힌 가향 홍차와 더블치즈 케이크, 감자 케이크, 애프터눈 티 세트가 있다. 브런치로는 카르보나라 떡볶이, 냉우동, 불고기 베이크가 있다. 더블치즈 케이크는 따로 이것만 주문해 사가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홍차는 따뜻하게 먹어야 그 향과 풍미가 더해지기 때문에 차를 따뜻하게 감싸는 티코지를 만들어 보온효과를 주었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찻잔 역시 눈길을 끈다. 음식 값보다 더 비싼 식기를 깨뜨린 적은 없었을까?

 “아이를 동반하고 오는 주부가 많아요. 찻잔을 비롯한 식기가 많이 진열돼 있어 사실 조금은 걱정했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손님들이 미안할 정도로 조심해 아직까지는 찻잔이 깨진 적이 없어요”라며 승진씨가 수줍게 웃었다.

 가게 내부의 디자인은 언니인 우섭씨가 맡았다. 2층에 아늑한 다락방을 비롯해 10명이 족히 앉아 먹을 수 있는 티 살롱, 앤티크한 소품들이 한데 어우러져 유럽풍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다는 이씨는 테이블과 바닥재를 원목으로 일일이 수작업을 해 만들었다. 메이슨자 병으로 만든 조명과 샹들리에 역시 모두 그녀의 작품이다.

 ‘마녀의 정원’을 자주 찾는다는 신영재(38·여)씨는 “마치 영국 귀족이 된 것처럼 스스로를 대접하는 느낌이에요.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먹으며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니 귀부인도 부럽지 않아요”라며 즐거워했다.

▶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1405 / 041-904-7735

▶ 홍차 6000원부터, 치즈케이크 5500원

▶ 애프터눈 티 세트 2만5000원 (2인 이상 주문 가능)

애프터눈 티 세트를 드립니다.
응모 마감: 11월 26일 당첨 발표: 11월 27일

중앙일보 ‘천안 아산&’은 홍차 카페 전문점 ‘마녀의 정원’과 함께 독자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애프터눈 티 세트(2인 기준 5만원 상당)의 교환권을 총 6명 세 쌍에게 드립니다. 참여 방법은 중앙일보 ’천안 아산&’ 애플리케이션(joongang.m-sol.kr)을 다운로드해 회원 가입한 뒤 이벤트 코너에서 ‘비밀덧글’로 신청하면 됩니다. 아이폰 사용자는 스마트폰 주소창에 위 사이트 주소 입력 후 회원 가입한 뒤 신청하면 됩니다. 응모 기간은 이달 26일까지며, 27일 앱을 통해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문의 041-908-423

글=김난희 객원기자 0116337637@naver.com, 사진=채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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