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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패션업계 상표 판매 자제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10년간 파리의 패션기업들은 그들의 유명상표를 세계각국에 마구 팔아넘김으로써 톡톡히 재미를 보아왔다. 23개 주요업체들이 올리는 연간매상고도 20억달러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그들의 상표남발은 이제 함정으로 변하고 있다.
「크리스티앙·디오르」가 외국회사와의 라이선스계약을 자제하겠다고 밝힌데 이어「피에르·카르댕」도 회사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지방시」 「쿠레지」「융가로」 「샤넬」등도 그들의 상품을 보다 진지하게 검사하고 있다.
파리재단사협회의 「자크· 무엘리베」회장도 최근 『침대 시트·자동차에 까지 상표를 파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느냐』며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사회당정권 역시 패션업체들의 상표남발을 자제하고 수출용 고급상품을 생산하라며 압력을 가하고있다.
그러나 「디오르」 「카르댕」「생·로랑」 등 파리패션의 최고급이름들은 아직도 생산보다는 라이선스판매에 너무 깊이 빠져들어 있다. 그들은 디자인만을 해서는 파리의 제휴선이나 수십개 외국회사에 6∼10%의 로열티를 받고 생산과 판매권을 넘겨주고 있다. 프랑스에서 디자인된 액세서리의 60%이상이 외국에 하청을 주어 생산된 것이고 파리기성복제품의 25%가 프랑스밖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덕분에 파리의 패션업체들은 매달 20%이상 신장하고 있으며 몇몇 인기브랜드는 경기침체에도 아랑곳없이 40%의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패션업체들의 경쟁은 라이선스 판매에 더욱 맛을 들이게함으로써 결국에는 상품의 질을 스스로 지킬 수 없는 위험으로 몰아넣게 되었다.
연매상의 90%이상이 해외라이선스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디오르」의 경우 라이선스를 주고 로열티만 받을 것이 아니라 직접 자체상품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새로운 압력에직면하고 있다.
더구나 사회당정권이 들어선후 「디오르」와 손을 잡았던 「부삭」과 「위요」계열의 대재벌의사들이 국유화정책에 희생됨으로써「디오르」의 입장은 더욱 곤란해졌다. 「디오르」 는 현재 국유화된 은행과 정부기관들의 통제를 받음으로 해서 「국유화」된 셈이 되었다.
이런 가운데 파리의 패션업체들은 이달말 1백만달러를 들여 올여름및 겨울컬랙션을 열예정이다.
이 호화쇼를 구경하게될 2천여 세계각국의 패션업자들 눈에 파리의 패션업계가 어떻게 변화를 보일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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