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돈값 이름값' 하는 메츠 벤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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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뉴욕 메츠의 오른손투수 크리스 벤슨(30)은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1996년 드래프트에서 클렘슨대학의 에이스인 벤슨을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지명했다. 그리고 벤슨에게 사상 처음으로 200만달러의 입단 보너스를 줬다. 1965년 드래프트가 시작된 이래 31년만에 200만달러의 벽이 무너진 것. 1965년 최고 계약금은 1순위 지명자 릭 먼데이(오클랜드)가 받은 10만4000달러였고, 100만달러는 뉴욕 양키스가 1991년 1순위로 지명한 왼손투수 브라이언 테일러에게 155만달러를 주면서 무너졌다. 현재 최고 보너스는 편법으로 1000만달러를 받아낸 트래비스 리(탬파베이) 등을 제외하면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2000년 조 보차드(외야수)에게 준 530만달러다. 스탠포드대학 쿼터백이기도 했던 보차드를 풋볼에서 떼어내기 위해서였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프로생활을 시작한 벤슨의 활약은 미미했다. 피츠버그는 벤슨이 입단 5년만인 2000년 선발 32경기에서 10승12패 방어율 3.85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이자 서둘러 4년간 1300만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벤슨은 곧바로 팔꿈치와 어깨가 동시에 탈이 났고, 구단 역사상 최고의 투수가 되리라 기대됐던 그는 2004시즌 중반 메츠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단 43승을 올린 후 떠났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후 메츠는 FA 자격을 얻은 벤슨을 3년간 2250만달러의 재계약으로 잡았다. 통산성적이 47승53패 방어율 4.28인 투수에게 연평균 750만달러의 계약을 안겨준 것에 대해 미쳤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다른 FA 선발투수들은 벤슨의 계약을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시즌의 3분의2 지점으로 치닫고 있는 현재 벤슨과의 재계약은 옳았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약간 늦게 시작한 벤슨은 25일(한국시간) 현재 16경기에 등판 7승3패 방어율 3.14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7승에 불과하지만 팀은 12승4패를 기록, 오히려 페드로 마르티네스(33) 경기에서의 13승7패보다도 좋다. 특히 첫 2경기를 제외한 최근 14경기 성적은 7승2패 방어율 2.72, 팀성적 11승3패로 부진한 톰 글래빈(39) 마르티네스의 원투펀치 파트너 노릇을 하고 있다. 메츠는 후반기 시작후 6승2패의 좋은 성적으로 와일드카드 선두에 3.5경기 뒤진 3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의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벤슨이 메츠의 대반전에 중심인물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아직은 멀었지만,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시동을 건 크리스 벤슨. 사진〓로이터]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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