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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김강민 떠날라, SK 집안 단속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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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해 이맘때 프로야구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4년 최대 75억원에 계약한 강민호(롯데)를 비롯해 정근우(70억원)·이용규(67억원·이상 한화)·장원삼(60억원·삼성) 등 자유계약선수(FA) 15명의 계약 총액이 523억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계약 실무자들은 “내년 시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6일 공시한 2015년 FA 21명을 보면 올 겨울 장외전쟁이 얼마나 뜨거울지 짐작할 수 있다.

 FA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팀은 SK다. 에이스 김광현(26)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FA가 6명이나 된다. 특히 최정(27)의 진로에 따라 전력이 확 달라질 수 있다.

 최정은 2005년 데뷔 후 홈런 168개를 때려낸 거포다. 2010년 이후 평균 3할 타율과 25홈런을 기록했고, 3루 수비는 국내 최고다. 4년 기준 100억원 안팎을 받을 선수로 2~3년 전부터 꼽혀 왔다. 김광현을 놔 주기로 결정한 SK가 최정까지 잃는다면 투·타의 기둥이 뽑히는 셈이다.

 SK 외야의 핵 김강민도 시장이 탐낼 만한 선수다. 수비 능력은 정평이 나 있고 올 시즌 타율 0.302, 홈런 16개로 공격력도 좋다. 발 빠른 조동화도 다른 팀에 간다면 경쟁력이 충분한 외야수다. 베테랑 내야수 박진만·나주환, 불펜투수 이재영도 SK가 놓칠 수 없는 FA다. SK는 상당히 골치 아픈 상황이다. 지난해 정근우를 놓친 데 이어 최정 또는 김강민을 빼앗긴다면 2007년부터 SK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을 계속 잃게 된다.

 지난달 취임한 김용희(59) SK 감독은 “우리 팀에 FA 선수가 가장 많다. 최대한 잡고 싶다”고 말했다. SK 구단도 이들을 가급적 잡는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최정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경우다. 최근 말을 아끼고 있지만 최정은 오래 전부터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해왔다.

 삼성에도 FA 대어들이 꽤 있다. 윤성환·배영수(이상 선발투수)·안지만·권혁(이상 불펜투수)·조동찬(내야수) 등 5명이다. 특히 토종 1선발 윤성환과 불펜의 핵 안지만은 최정 못지 않은 우량주다. 배영수도 통산 124승을 올린 삼성의 상징이다.

 그러나 삼성이 FA 시장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 10년 전부터 삼성은 외부 FA 영입을 거의 하지 않는 대신 소속 팀 FA를 확실하게 대우했다. 이들 5명은 삼성에서 성장하고 삼성에 크게 기여한 선수들이다. 구단은 이들과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KIA 등 전력 보강이 급한 팀들은 SK·삼성에서 나오는 FA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시즌 1군에 진입하는 제10구단 kt가 대어급 FA를 영입할 계획이어서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FA 자격선수들은 18일까지 KBO에 FA 승인을 신청해야 하고, KBO는 19일 승인신청 선수를 공시한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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