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시인·소설가 등 200여명 '민족문학인협' 만들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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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의 문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문학인 단체가 만들어졌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와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위원장 김병훈) 등 남북 문학인 대표 200여 명은 20일 평양에서 만나 '6.15 민족문학인협회'를 구성키로 했다.

이 단체는 남북 문학인을 대상으로 '6.15 통일문학상'을 시상하며, 문예지 '통일문학'(가칭)을 발행키로 합의했다. 남북 문인 대표단과 해외동포 문인들은 이날 평양 인민문화궁전 대회의실에서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이하 남북작가대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남북 문인 대표단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광복 이후 이념 대립 등으로 문단이 갈라선 지 60년 만에 처음이다.

남북작가대회에는 시인 고은.신경림.이기형, 소설가 송기숙.황석영.김원일.현기영, 평론가 백낙청 등 남측 문인 98명과 시인 오영재.동기춘, 소설가 홍석중.남대현, 김정 4.15 창작단 단장 등 북측 문인 100여 명이 참가했다.

일본.중국.미국 등에서 초청된 동포작가 10여 명도 함께했다.

이날 남북 문인들은 "분단시대를 통일시대로 전환한 6.15 공동선언을 문학으로 실천해 통일을 앞당기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평론가 김재용, 재미교포 희곡작가 이언호, 북측 소설가 안동춘은 ▶6.15 공동선언 정신의 계승▶반전평화▶사상.신앙.출신지역을 뛰어넘는 연대▶해외 동포 문학인의 6.15 민족문학인협회 적극 참가와 기관지 '통일문학' 발행▶6.15 통일문학상 제정 및 운영 등 5개 항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에 대해 김형수 남측 집행위원장은 "이번 공동선언문은 남북 문학인들의 목표일 뿐"이라며 "언제, 어떤 형태로 이번 합의가 실행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협회의 정관과 조직구성, 문학상의 운영 및 재원마련 방안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벌여야 할 북측과의 힘겨운 줄다리기를 염두에 둔 말이다.

남북한 작가들은 23일 일출 시각에 맞춰 백두산 천지에 올라 '통일문학의 새벽' 행사를, 24일엔 묘향산에서 '민족문학의 밤' 행사를 했다. 남측 문인들은 20일 북측의 고려항공 전세기 직항편으로 방북했으며 25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

평양=남북작가대회 공동 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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