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0만 채 목표에 7만여 채만 착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올해 주택건설이 매우 부진하여 금년 목표 20만 호의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5차 5개년 계획에서 금년에 주택 27만 호 건설을 계획했다가 이를 20만 호로 낮췄는데 이마저도 달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주택 20만 호 건설 계획은 지방자치단체 분 3만 호, 정부기관 1만 호, 주택공사가 4만 호 등 공공부문에서 8만 호를, 나머지 12만 호를 민간이 짓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6월 말 현재 건설부가 집계한 건축 착공 현황에 따르면 주공이 2만 호, 지방자치단체가 2만 호, 민간이 3만 5천 호 등 모두 7만 5천여 가구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도 연간 계획 치의 37·5%, 상반기 계획의 75%에 불과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주공은 예년의 경우에 비추어 올해도 간신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부문에 있어서는 올해도 작년과 같이 주택 신축이 부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대형 아파트 회사를 포함, 68개 주택건설 회사들은 올해 상반기 중에 최소 3만 호의 집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6월 말 현재 6천 5백 호 밖에 짓지 못했다.
아파트 회사이외에 2∼3채 또는 10여 채씩 집을 지어 파는 이른바 집 장수들도 집을 지어봤자 팔리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직업으로 전업하는 사태를 빚고 있다.
이밖에 자기가 살집을 짓는 개인도 새집을 짓는 것보다 기존 주택을 사서 입주하는 것이 싸므로 집짓기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민간업체들은 작년에 모두 17만 호의 집을 지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 집계 결과 작년도의 민간부문 주택 건축 수는 7만 3천 가구 수에 불과, 43%에 머물렀다.
이처럼 주택 신축이 부진한 가운데 7·3 사채 양성화 방안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억제 대책을 밝히자 관계자들은 올 하반기 주택건설은 지금까지보다 더욱 위축, 사실상 올해 주택건설 계획 20만 호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들은 정부가 78년의 8·8 조치(부동산 투기 억제 종합책) 이후 작년의 6·28, 올해 1·4, 5·18, 6·28 조치 등 일련의 주택경기 부양책으로 최근 주택건설 경기가 약간 오르기 시작했는데 7·3 조치로 쐐기를 박아 크게 냉각됐다고 말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