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한국 드라마·영화 출연하는 게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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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한국 작품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재미동포 2세인 배우 칼윤(30.한국명 윤성권)씨가 국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배우 릭윤의 동생이다. 액션 블록버스터 '아나콘다2'에서 조연으로 출연했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주인공 궁리와 장쯔이의 애인역을 맡았었다.

주연을 맡은 단편 영화 '기적의 거리'가 제9회 부천국제영화제 출품작으로 채택되면서 영화 홍보차 내한했다. 그는 방한 기간 중 국내 드라마.영화 관계자들과 만나 출연 문제를 협의 중이다. 그는 "한국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역할에 개의치 않고 무조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국내 활동을 추진하는 이유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그려지는 아시아 남성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남자는 웃기는 역할 아니면 무술을 하는 사람입니다. 힘만 쓰는 사람, 줏대 없이 나약한 사람의 이미지가 많아요. 한국 작품을 통해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는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출신 남자 배우의 한계를 실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나콘다2'에 출연할 때의 일입니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30대 초반의 인도네시아 남자 역이라고 해서 출연키로 했는데 막상 촬영장에서는 엉터리 영어를 쓰고 후줄근한 옷을 입는 인물로 설정돼 있었죠. 여배우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외모와 능력을 인정받지만 남자 배우들은 큰 차별을 받습니다".

그는 미국 워싱턴으로 이민 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컬럼비아대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모델로 활동했으며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를 거쳐 할리우드로 진출했다. 그는 집에서는 반드시 한국말을 쓰도록 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국말도 잘 하는 편이다. "비빔냉면을 좋아하고 매운 음식을 잘 먹는다"면서 "가능하면 결혼도 꼭 한국 여성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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