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세계 각국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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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 등 세계 각국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 조치를 일제히 환영했다. 그러나 절상폭 2.1%는 예상에 크게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 미국=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지난 수년간 중국에 환율제도 개편 압력을 넣어온 미국은 중국의 발표를 크게 환영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 중국의 위안화 절상 발표에 고무됐다"고 밝혔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중국이 유연한 환율제도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을 경우 중국 수입품에 대해 27.5%의 보복관세를 물리는 법안을 추진해온 미 의회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비록 미미한 조치이긴 하지만 좋은 첫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조치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중국이 고정환율제도가 중국이나 세계경제에 나쁘다는 것을 인정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슈머 의원은 "앞으로 더 발전된 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일본=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은 "중국 경제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첫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국으로부터의 제품과 부품 수입가격이 올라 많은 일본 기업들의 실적을 압박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유리한 점이 사라져 아시아 내 다른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움직임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미 많은 일본 기업이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비해 결제 기준을 위안화가 아닌 달러로 전환한 상태여서 그다지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중국에 진출해 있는 상당수 일본 기업은 "위안화가 평가절상되면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부유층이 늘어나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국.홍콩=베이징(北京)의 금융관계자들은 "전혀 짐작할 수도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 주재 우리은행 김범수 지점장은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응해 대외적으로 환율 개혁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당국은 앞으로 시장의 반응을 지켜 보면서 향후 환율에 대한 입장을 다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에서는 "위안화 절상 폭과 시기가 예상과는 크게 다르다"는 반응이 압도적이다.

뉴욕.홍콩.베이징.도쿄=심상복.이양수.유광종.김현기 특파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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