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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팬들 인기도 따라 뽑아본 10명의 선수 - 홈런왕 OB 김우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텁수룩한 구레나룻과 큰 입. 걸음마 한국프로야구 홈런왕의 상표다.
「삼손」의 괴력이 긴 머리카락에서 나오듯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김우열(33)의 홈런도 그의 상표에서 나오는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연습 때는 깨끗이 수염을 깎지만 경기를 앞두고는 면도를 금기로 삼고있다.
아마야구 같으면 퇴물취급을 받는 33세, 그리고 신장1m75㎝, 체중80㎏으로 결코 슬러거 요건을 갖추진 않았지만 11개의 홈런을 날려 홈런킹의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꼬마들은 아예 좌측 외야스탠드에 진을 친다.
11개의 홈런가운데 10개가 모두 좌측펜스를 넘은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8일 서울의 MBC전과 5월5일 대전의 삼미전에서는 한 게임에 2개의 홈런아치를 그려냈고 5월5일 삼성전에서는 대전구장이 생긴 이래 첫 장외 투런홈런을 뿜어냈다.
강인한 손목, 유연한 허리, 그리고 볼을 끝까지 보는 정확한 타법이 어린이 우상이 된 「홈런아저씨」의 비밀이다.
소속팀 OB의 자매회사인 오리콤이 어린이회원 l만명을 상대로 한 인기투표에서 1천7백55명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뽑았다. 비록 OB어린이회원을 상대로 한 것이지만 당초 예상했던 발군의 에이스 최동원(한전)과 박노준(고려대)을 앞섰다.
그는 아마시절에도 홈런기록 7가지를 갖고 있다. 통산 최다홈런(1백27개) 6게임 연속홈런(80년) 최다만루홈런(5개) 최장거리홈런(1백60m)등. 그리고 69, 74, 78년의 3차례에 걸친 홈런왕이 바로 그 기록이다.
한국에서 프로야구가 보다 일찍 탄생됐더라면 그는 「한국의 행크에런」으로 불렸을 것으로 본다면 과찬일까.
아마시절 홈런왕에 어울리지 않게 전세방 생활을 지냈으나 프로야구 입단과 함께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마이 홈의 꿈을 이루었다.
은행퇴직금·계약금 등을 모아 대지 60평에 건평 38평의 아담한 단독양옥이 그의 보금자리.
68년 선린상을 거쳐 제일은행에 입단한 후 베이스를 달리거나 좋은 볼을 놓쳤을 때 유난히 큰 입을 자주 벌려 「아가리」란 별명을 당시 감독이던 박현식씨(현 삼미단장)로부터 얻었다. 그러나 상어를 주제로 한 영화가 상영되면서 「조스」라는 점잖은 별명도 자주 쓰인다.
80년12월 탤런트인 김정하씨(29)와 결혼, 1남(준우·2살)을 두고있다.
그림 박기정 화백
글 조이권기자
◇신상메모
▲49년9월9일생 충북영동 산
▲선린상·제일은행(해병대제대)을 거쳐 OB베어즈 입단
▲4번 지명타자 1백75cm 80㎏
▲홈런11개로 홈런더비 1위
▲타율 3할1푼7리(1백20타수 38안타 31득점)로 11위
▲타점29개로 3위(25일현재)
▲취미 볼링(에버리지 1백80) 당구(3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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