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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분·산소 등 공급. 오물 처리도…바이러스 등 침입하면 백혈구 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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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혈관은 임파계를 제외하고는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연결되어있는 유일한 기관이기 때문에 그 속을 다니는 혈액에 부여된 임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한 국가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 없는 연락망과 보급로가 있어야 한다. 우선 중앙정부에서 지방의 각 리·동에까지 이르는 행정망·통신망·공급로가 필요하고, 전국의 기업·상점들이 거래를 하는데 필요한 은행과 지점들이 요청된다.
생산된 물자나 수입된 상품들을 소비자에게 연결시켜주는 철도·고속도로·국도·지방도로가 필요함은 물론 국민 각자가 소식을 전해 일상적인 가사를 처리할 수 있는 전화·전보·편지 등의 연락수단도 갖춰야한다. 그뿐 아니라 하수도·청소망 등 국토를 깨끗이 해야하는 임무도 국가는 갖고있다.
이러한 여러가지가 정비되었다고 해서 국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적의 외침으로부터 국가를 지켜야하는 군대가 있어야하고 국내치안을 유지하는 경찰도 있어야하며 이런 기관을 연결시키는 고도의 통신망도 필수적인 것이 된다.
혈액과 혈관이 하는 일을 보면 국가의 이런 모든 기능을 혼자 떠맡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혈액은 우선 소화기관을 통해서 흡수된 영양분 등을 이것을 필요로 하는 기관이나 생산공장에 날라다주어야 하고 또 여분이 있을 경우에는 창고로 옮겨 저축해두게 된다. 우리 몸의 60조개의 세포 하나 하나가 필요로 하는 산소를 공급하는 것도 혈액이다. 영양과 산소를 공급한 혈액은 각 조직들이 쓰고 버린 오물(?)들을 긁어모아 처리장으로 옮긴다.
바이러스·박테리아 등 외적의 침입이 있을 때 혈액은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 강력한 군대인 백혈구를 파견해야하고 면역체계를 동원, 다시는 그러한 침임이 없도록 사후조치까지도 해낸다.
백혈구나 면역체계의 힘만으로 외적을 물리칠 수 없어 약제를 복용하게 되면 이 증원군을 전쟁터인 병소(병소)까지 날라다주는 것 역시 혈액이다.
혈액은 화학물질이나 호르몬을 전달, 각 기관의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돕고있다. 소화기관에서 영양을 받은 지 오래됐는데도 다시 영양공급이 없을 때는 화학물질을 뇌까지 전달,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끼게 해 밥을 먹게끔 하는 연락병 역할을 한다.
그밖에 분비되는 각종 호르몬이 관계기관에 전달되는 것도 혈액을 통해서이며 혈당, 콜레 스테롤, 빌리루빈, 나트륨, 칼슘 등 대사에 필요한 물질을 일정하게 갖고있어 이것의 이상여부로 병을 판단할 수 있게도 해준다.

<인체사전>(21)
정상인의 혈액 1ℓ속에는 그림 ①혈당 0·8∼1·2g ②콜레스테롤 1·8∼2·5g ③뇨소 0·2∼0·5g ④단백질 70∼80g ⑤나트륨 3·10∼3·45g 등 각종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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